[모바일인사이트] 노동규제 강화로 위기 맞은 재택간호 스타트업

입력 2017-08-17 09:00


수요에 맞춰 일반인이 노동을 공급하는 '우버(Uber)'나 '태스크래빗(TaskRabbit)' 등의 서비스는 '긱 이코노미'나 '온디맨드 이코노미' 등으로 불린다. 이들은 서비스의 이용자와 제공자를 직접 연결하여 양자 모두에게 혜택이 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그런 도식이 성립하지 않아 비즈니스모델을 바꿔야만 했던 스타트업이 있다고 한다.

2013년 로스엔젤레스에서 창업한 '홈히어로(HomeHero)'가 그 주인공으로, 이 회사는 고령자나 자택요양하는 병자를 위한 간호 서비스를 제공했다. 미국에서는 적당한 가격에 간호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 이 회사는 2016년 2월까지 VC로부터 2,300만 달러의 투자 자금을 확보했다. 동사의 방침 전환은 긱 이코노미 비즈니스모델을 채용한 기업 모두에게 교훈이 될 것이다.

공동창업자인 카일 빌 씨는 98세의 조모를 걱정하는 부모님을 보고 그 부분에 큰 수요가 있다고 느끼고 창업했다고 한다. 그는 간호인을 온디맨드로 찾을 수 있는 '홈히어로' 시스템을 개발하고 로스엔젤레스, 샌디에고, 샌프란시스코 지역 등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회사가 제공하는 것은 비의료 서비스로 청소나 세탁, 쇼핑, 부축 등이다. 서비스 이용자에게는 일반적인 간호 서비스보다 30~40% 정도 요금이 저렴한 한편, 서비스 제공자에게는 일반적인 간호파견보다 25% 정도 보수가 높은 구조였다. 양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홈히어로는 이러한 플랫폼을 실현하기 위해 서비스 제공자의 경력이나 스킬과, 이용자의 니즈를 매칭하는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서비스 제공자를 평가하는 변수를 공개하는 등 투명성 확보에도 노력했다. 여기에서 변수란 거리나 시간엄수, 평가, 스킬, 언어, 자격 유무 등이다.

홈히어로는 2015년 여름까지 1,200명의 간호 서비스 제공자를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서비스 제공자는 모두 '사업자'로 등록했다. 그런데 노동법에 의한 규제가 돌연 장벽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가 '공평노동표준법'을 재택간호 서비스 제공자에게 적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규제에 의해 모든 재택간호인은 'W-2'라는 카테고리의 고용직원이 되어야 하고 고용자는 최저임금이나 잔업비, 건강보험 등을 제공해야만 한다.

CEO 카일 빌 씨는 이 규제에 의해 홈히어로가 어느 정도 고민했는지를 온라인 미디어인 'Mideum'에 상세히 털어놓았다. 그 내용에 따르면 사업자에서 W-2 고용자로 변경됨으로써 1시간당 이용 요금이 19달러에서 22달러로 높아진 한편 서비스 제공자의 채용 비용이10배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미국 전역에서 최저임금을 올리고자 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우버 등을 상대로 운전기사들이 집단소송을 하는 등의 움직임도 격화되어 긱 이코노미의 모델로 비즈니스를 계속해나가는 것이 곤란해졌다는 것이다.

홈히어로는 2017년 2월에 간호 서비스 제공을 정지했다. 그리고 현재는 'Harvey'라는 새로운 회사명으로 통합의료에 관한 조언을 하는 서비스 회사로 전환했다.

현재 긱 이코노미의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서비스 제공자를 사업자가 아니라 직원으로 고용해 소위 인재파견과 같은 비즈니스모델로 온디맨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생기고 있다. 홈히어로의 경쟁사인 'Honor'나 기업용 오피스 도우미 'Managed by Q' 등이 그러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채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긱 이코노미에 대한 논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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