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재이기에 가능했던 '블랙코미디'…신선한 웃음 폭격

입력 2017-08-14 07:23



유병재가 스탠드업 코미디에 최적화된 입담으로 관객을 홀렸다. 티켓 오픈 1분 만에 순식간에 매진된 소문의 공연답게 어디에도 없던 신선한 웃음이 탄생됐다.

유병재는 지난 11일, 12일 양일간 서울 홍대 롤링홀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쇼 '블랙코미디(BLACK COMEDY)'를 열고 무더위마저 날리는 시원한 토크의 향연을 펼쳤다.

이날 그는 별다른 장치와 분장 없이, 오직 입담 만으로 꾸며지는 공연이란 점을 강조하며 말문을 열었다.

유병재는 "스탠드업 코미디가 생소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간단하게 말씀 드리면, 오늘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볼 수 있는 그림은 마이크를 들고 말하는 제 모습이 전부다. '특별게스트 한 명은 나오겠지'라고 혹시라도 기대하는 분이 있을 것 같은데 희망고문을 시키고 싶지 않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블랙코미디'는 19세 이상 관람 공연. 선정적인 이유가 아닌, 자유롭게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싶었던 유병재의 뜻처럼 화끈하고 통쾌했다. 그는 유년시절 추억부터 이성에게 어필하는 자신만의 비결까지 지극히 유병재스러운 일상으로 현실적인 공감을 이끌어냈다.

유병재는 특유의 영리하고 멋스러운 블랙코미디 기질을 발휘해 관중을 휘어잡았다. 억지스러운 스토리와 과장된 행동 없이도 적재적소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의 예측 불가한 입담과 기발한 패러디는 코미디 장르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처럼 국내 첫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성공적으로 이룬 그는 코미디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다.

공연 내용만큼 재기발랄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웃음의 시너지 효과를 냈다. 공연장 입구에 자신의 실제 키사이즈 등신대로 포토존을 만들고, 팬 카페 링크를 넣은 '유병재 USB'를 관객에게 선물로 증정했다.

소극장 공연의 장점을 살려 현장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일일이 셀카를 찍으며 가깝게 호흡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관객이 보여준 적극적인 호응 역시 공연의 수준을 높였다. 환호와 박수가 줄곧 쏟아진 공연장은 유쾌한 기운으로 넘쳤다.

무대를 마친 유병재는 "공연이 끝나고 집에 도착해서 참았던 눈물을 흘릴 것 같다. 정말 행복하다.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만 가지고 있었는데,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가 이렇게 빨리 이뤄질 줄 몰랐다. 앞으로도 꾸준히 공연을 계획해서 여러분과 즐거운 시간 만들고 싶다"는 소감으로 벅찬 감동을 대신했다.

공연을 찾은 이들은 "약 2시간 동안 지루함이 없었다", "마이크만으로 웃길 수 있다니. 유병재라서 가능한 스탠드업 코미디쇼", "모든 입담이 킬링파트", "최근 들어 가장 많이 웃은 날", "스탠드업 코미디를 드디어 한국말로 원 없이 즐겼다. 다음 공연이 벌써 기대된다" 등의 후기를 전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유병재는 그동안 여러 방송과 SNS 등을 통해 말로 하는 코미디 정서를 표출해왔다. 침체된 코미디 시장에 활력을 주고 싶다던 그의 웃음사명감은 '블랙코미디' 속 화려한 입담으로 더욱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