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장관 "과거 경찰에 잡혀 자살시도 했었다"

입력 2017-08-13 16:40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 삭제지시 등 내분 논란과 관련해 경찰 수뇌부와 함께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 지뷔후 회의에 참석해 "최근 경찰 지휘부 안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부끄럽고 죄송한 일"이라며 "행안부 장관인 제가 국민 앞에 엎드려 사과드린다"고 대국민 사과했다. 회의엔 SNS 삭제지시 논란 당사자인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을 비롯해 경찰 고위 간부와 경찰청 본청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처럼 경찰 수뇌부를 앞세우고 대국민 사과에 나선 김 장관이 한때 경찰로부터 쫓기던 수배자 시절을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김부겸 행자부 장관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서울대 학생운동과 재야운동을 거쳐 한겨레민주당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정치 입문 당시 독자정당보다 야권 통합을 주장한 김부겸 내정자는 91년 이부영, 제정구, 유인태, 원혜영 등 선배들과 함께 일명 '꼬마 민주당'에 입당하며 제도권 정치에 뛰어들었다.

특히 그가 잠시 한나라당 소속으로 머물렀던 이유는 조순 당시 서울시장이 민주당 총재 겸 대선 후보로 나섰다가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 합당을 발표하고 한나라당을 출범시키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

그 안에서 개혁을 위해 뛰었지만 소수파로 전락한 김부겸 내정자는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민주당 내 개혁파들과 함께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부겸 장관은 자신의 별명을 '뚜벅이'라 밝힌 바 있다.

김 장관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영남일보와 인터뷰에서 "이전 지역구인 경기도 군포 아주머니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국회의원이 되고 처음 5년 동안 직접 차를 몰고 다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지하철과 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고 걸어다니게 됐다. 군포 시민들에게 걸어다니는 김부겸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을 것이고 이에 뚜벅이로 불리게 됐다"면서 "대구에서도 주로 혼자 뚜벅뚜벅 걸어다니면서 시민들을 만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당시 인터뷰에서 김부겸 장관은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유신반대 시위, 긴급조치 9호 위반 등 운동권 활동으로 감옥에서 고문받았던 때를 떠올렸다.

김부겸 장관은 "고문관들은 내 몸과 정신을 파괴시키기 위해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고문을 했다. 죽는 게 낫겠다 싶어 자살시도도 했지만 그곳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자유도 허락되지 않는 곳이었다.

하지만 나는 고문한 사람들을 용서하는 방법으로 힘든 순간을 극복했다. 과거의 경험이 나로 하여금 ‘북한인권법’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한다. 자유를 억압당해 본 입장에서 북한의 인민들이 얼마나 괴로울지 공감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이처럼 힘든 시절을 보냈지만 지난 과거를 쿨하게 회상할 줄 아는 넉넉한 여유를 갖고 있다.

그는 과거 JTBC '썰전'에 출연해 자신의 외모에 대해 "1980년대 계엄 당국이 나에게 공개 수배령을 내렸는데, 인물 특징에 대해 '미남형'이라고 적었다" 말하며 훤칠한 외모의 과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과거 김부겸 의원은 말끔한 이목구비와 지적인 분위기로 '미남형'이라 적힌 이유를 증명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