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인터뷰 ② | 한중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김보연, 그녀가 그리는 와이드 앵글

입력 2017-08-04 16:50
수정 2019-05-21 15:27
한중국제영화제 김보연 집행위원장 인터뷰 제2탄

한때 아시아를 주름잡던, 중국영화가 사라지고 있다. 국내에서 중국영화의 인기는 장국영, 양조위, 이소룡, 성룡, 주윤발, 이연걸 등 몇몇 전성기 스타를 추억하는 데서 그치고 있다. 이에 반해, 거대 규모의 제작비를 투자해 수천여 개의 스크린에 걸리는 한중 합작영화는 늘어나고 있다.

한 마디로 변화의 시대다. 그리고 이 흐름에 제1회 한중국제영화제가 있다. 한중국제영화제 개막을 약 50일 앞둔 지난 7월 24일(월), 김보연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김보연 집행위원장이 각 잡은 한중국제영화제의 와이드 앵글을 티비텐플러스(TV10plus) 뷰파인더로 살펴보았다.

제공 | 유튜브





1회 한중국제영화제는 경쟁 부문 없이 비경쟁 부문으로만 진행된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렇게 기획한 데, 특별한 의도가 있나?

'외국 영화를 봐야 지성인이지'라는 생각이 팽배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한국영화를 보고 대화할 수 있어야 진정한 지성인이라고 하더라. 한국영화 중 '천만 관객 영화'들이 줄지어 탄생하고 있으니까.

  

한중국제영화제 첫 회인 만큼, 시상부문은 특별하게 꾸리고 싶었다.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한 숨은 공로자들이 많은데, 국내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스타들은 늘 정해져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래서 한국 영화에 헌신했던 배우와 감독들을 조명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분들의 공로가 쌓여 국내 영화계의 걸출한 스타들이 나왔고, 이젠 할리우드 배우들까지 생기고 있는 것 아닌가. 1회 한중국제영화제는 그들을 반짝이게 해주는 자리로 만들고 싶다. 경쟁 부문 없이 한국영화계를 빛낸 최고의 영화인을 직접 선정해 대상인 '아리랑 실크로드 상'을 포함해 총 23 종류의 상을 수여한다. 특히 최고의 남녀 배우만을 뽑아 그동안 한국영화를 이끌어준 데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할 예정이다.

 

1회 한중국제영화제는 시상식 위주의 어워드 영화제다. 후에, 필름 마켓이 열리는 비즈니스 영화제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중국의 화려한 게스트들을 포함해 많은 영화인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차후 필름 마켓이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영화제 프로그램 하나하나에 공들이다 보면, 제작사와 배급사들도 주목할 것이고, 비즈니스 쪽으로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지금은 어워드 영화제지만, 나중에는 한중 영화인들의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필수 코스가 될지도.(웃음)

 

한중국제영화제의 롤모델로 삼고 있는 해외 영화제가 있다면?

한중국제영화제가 10년, 20년 쭉 이어져서 베니스국제영화제, 칸영화제처럼 큰 행사로 자리 잡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 1978년도, 아시아 영화제에 참여하기 위해 발리에 간 경험이 있다. 당시 국내에는 가요제만 많았지, 영화제는 별로 없었기에 세계인들이 모인 거대한 영화제가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어린 나이에도 배우라는 사명감에 불타서, '나도 국내에서 국제적인 영화제를 꼭 개최해봤으면'하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그 꿈이 이제 막 이루어지려고 하는 거다!



전국 규모로 성장한 '영사모'도 흥미롭다. 어떤 단체인가?

약 1만 2천여 명의 여성 회원들로 구성된 '한중 영화를 사랑하는 모임'이자, 한중국제영화제의 자원봉사단체다. 중국에는 중국 영사모가 따로 있어서, 한국 영사모와 교류해나간다. 한중 문화교류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거지. 예컨대, 한국영화 하나가 개봉하면 영사모 회원들은 함께 영화를 관람한 후, 서로 영화 토론을 벌인다. 영사모의 의견이 다양한 포털과 커뮤니티에서 이루어지는 영화 평가에 반영되기도 한다. 점점 회원 수도 늘어나고 있다. 한중국제영화제가 민간 교류를 목표로 하는 만큼, 개개인의 관심이 모인다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한국경제TV는 경제와 문화의 가교로서 우리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이번 한중국제영화제에는 미디어 파트너사로 참여한다.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가?

한국경제TV와 인연을 맺게 돼서 반갑다. 한국경제TV는 중국 국가경제포털인 '중국경제망'과 생방송 전용회선을 확보하고 데일리 생방송과 위클리 프로그램을 공동 제작하고 있다. '중국경제망'과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교류하고 있기에, 한국경제TV와 함께라면 든든하지! 한국경제TV가 한중국제영화제 공동 주관사겸 공식 미디어 파트너사로 참여하면서, 이번 행사가 국제적인 축제로 자리 잡는 데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믿는다. 특히, 한국경제TV의 모바일 라이브 플랫폼 '티비텐플러스'를 통해 한중국제영화제의 모든 과정을 전할 예정이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최적화된 플랫폼인 만큼 영화제의 면면을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전할 수 있기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한중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아시아 전역에 알리는데 큰 도움을 주지 않을까? (웃음)

 

중국인들에게 이번 영화제가 어떤 의미로 다가가길 원하는가?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웃 나라다. 한중국제영화제를 통해 한국과 중국의 민간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져서 문화적으로나 정서적으로도 가까워지면 좋겠다. 일시적인 장애요소가 없지 않지만 한류로 인해, 중국인들이 한국 드라마나 K-POP에 관심을 가지면서 '한류스타'라는 이름은 이제 글로벌 브랜드가 되었다. 사실 한국인들은 이연걸이나 주윤발과 같은 세계적인 중국 스타 외에 다른 중국 배우들은 잘 모른다. 이번 행사를 통해서 '한중국제영화제란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고, 한국과 중국의 영화인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서 '또 다른 제3의 브랜드'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 더 나아가서 양국이 정치, 경제, 문화면에서도 서로를 깊게 신뢰할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40년 넘게 배우의 길을 걸어왔다. 또 이렇게 하나의 영화제를 이끄는 것은 후배 배우들에게 귀감이 되는 행보다.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작품 활동도 중요하지만, 배우가 자신의 커리어를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도 멋진 일이다. 해외 배우들은 이번 영화제에 긍정적인 참여 의사를 보내왔다. 많은 국내 배우들도 한중국제영화제에 참가해 한국을 빛내고, 자신의 커리어를 다질 기회로 삼길 바란다. 한중국제영화제에 합류하고 싶다고? 언제든지 누구든지, 웰컴이다. (웃음) (사진=bnt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