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비닐을 둘둘” 국제보호종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닐봉지 감긴 채 포착

입력 2017-08-03 14:52


죽은 사채서 ‘플라스틱 조각’ 나오기도…해양 생태계 위협

국제보호종인 제주 남방큰돌고래가 폐기물인 ‘비닐봉지’를 지느러미에 걸고 바다를 유영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3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 따르면, 최근 제주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 서식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하던 중 지난달 25일 돌고래들이 등과 가슴의 지느러미에 비닐봉지를 걸고 헤엄치는 장면이 연구진의 카메라에 촬영됐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왼쪽 지느러미에 비닐봉지로 추정되는 노란 물체를 둘둘 감고 헤엄치는 돌고래의 모습이 확인된다.

미역, 감태 등 해조류를 지느러미에 걸고 노는 돌고래의 습성에 따라, 비닐봉지를 놀잇감으로 착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센터가 공중에서 수면을 내려다보며 촬영한 영상에는 플라스틱류 폐기물이 물위를 둥둥 떠다니는 장면도 나온다. 제주해역에 서식하는 해양동물과 조류의 생태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인간에 대한 친화력이 뛰어나고 지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남방큰돌고래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제주해역에만 발견되는 국제보호종으로, 제주연안에 11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에 약 3천 마리, 일본 규슈에 300여 마리 등 전 세계적으로 열대·아열대 해역에 고르게 분포하고 있지만, 제주해역에서 발견된 개체 수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편이다.

조사에 참여한 김현우 고래연구센터 박사는 "종종 그물에 걸려 죽는 돌고래를 해부해보면 위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나오는 일도 많다"면서 "해양동물 보존을 위해 해양 폐기물 경감 노력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양수산부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한 해 동안 바다에 버려지는 해양 쓰레기는 초목(草木)을 포함해 약 17만6천t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전국 해안가에 쌓인 쓰레기는 약 1만2천t으로 추정되나 지역별 쓰레기양과 오염 정도는 파악되지 못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