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 기획 : 조주현, 이봉익
- 연출 : 박두나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아직 싱싱한 사과'입니다.
다우지수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군요. 나 홀로 약세였던 나스닥도 상승세에 동참을 했습니다. 우리 증시도 지난 주 금요일의 급락 분위기에서 조금씩 탈출하고 있습니다.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시장이 가장 공포를 가질 때라는게 왜 빠지는지 모르면서 크게 내리는 때죠. 지난주 금요일이 꼭 그런 상황이었고 여기에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실험을 하면서 훨씬 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이번 주를 시작했죠?
시장이 다시 오르는 것, 역시 미국 시장의 호조세 때문입니다. 버블이 있다면 미국에 있지 우리 시장이 왜 버블이냐? 미국 시장이 오르는 데 우리만 먼저 빠져야 할 이유는 없다라는 그런 투자심리가 새벽마다 올라가는 미국 장을 보면서 다시 정상화가 되고 있는 겁니다.
미국 시장 그 중에서도 우리의 관심은 역시 FANG입니다.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구글 여기에 애플을 더하기도 합니다만 이 팡 주식의 맏형이 역시 애플이죠.
이 애플이 3분기 실적을 발표를 했습니다. 미국 회사들 9월 결산이니까 우리로 치면 2분기 실적입니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가 늘었고 순이익은 12%가 늘었습니다. 물론 삼성전자의 신장세에는 못 미치지만 완제품을 만드는 애플의 특성상 그리고 신제품이 없었다는 걸 감안해 보면 시장의 우려는 물론이고 기대도 상회하는 실적입니다.
우리 시장을 보면서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 반전하면 전체 장이 깨질 거라는 우려들을 많이 하십니다. 맞습니다. 이 두 종목이 끌고 온 장이니까 주도주가 힘을 잃으면 우리 시장 단기간에 조정을 겪을 겁니다.
그러나 어제 우리 시장은 상당히 다른 의미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봅니다. 국제 유가가 50달러선을 회복하자 석유화학, 정유, 철강, 조선 같은 전통 산업군의 주가 흐름이 확연히 좋아지는 걸 보면서 시장은 반도체에만 일방적으로 의지하는 상승세가 아니라 확산될 수 있는 이른바 상승장에서의 건강한 순환매가 돌 수 있는 장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장이었습니다.
여기에 애플의 실적이 견조한 모습을 보인다는 건 우리 반도체를 비롯한 디스플레이등 IT기업들의 실적도 살아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결국 이번 글로벌 주식 시장의 상승세와 우리 시장의 동조화는 세계 경기의 실질적인 회복, 즉 기대감만이 아닌 실제 상황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라고 보고 접근을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기대감으로 올랐다면 이제부터는 실적이 확인해 주면서 상승추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수급과 관련해서 외국인의 매도세에 대한 우려가 많습니다만 우리 시정엔 딱 세가지 투자자만 있습니다. 외국인, 기관 그리고 개인입니다. 올 들어 외국인이 집중 매수할 때 우리 기관은 팔았습니다,. 당연합니다. 외국인의 매도가 나오니 국내 기관이 삽니다. 당연하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장을 움직일만한 동력이 없지를 않습니까?
외국인이 손절을 치면서 한국시장을 빠져나가고 있다면 걱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워낙 큰 수익이 난 주식들에 대해 선별적인 매도를 했고 이걸 국내기관투자가들이 받아내고 있는 상황을 너무 우려 섞인 눈으로 보는 건 우리 기관을 너무 과소 평가하는 겁니다. 역대 강세장의 공통점은 주도주나 선도하는 산업군에 대한 외국인의 선취매와 국내 기관의 연이은 매수세 또 다른 섹터로의 이전이 이어지는 패턴으로 나타납니다.
3개월에 한번씩 발표되는 대표기업들의 실적 외에는 다른 이슈에 너무 현혹되지 말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분명 실적이 개선되는 기업에 대한 집중투자가 지수를 올리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실적의 개선이 주가의 상승 보다 더 빨리 이뤄지고 있는데 업황의 이른 판단과 우려 때문에 잘 나올 실적을 못 기다릴 이유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애플의 실적을 보니 아직 싱싱합니다. 우리 반도체 회사들은 더 싱싱하고 씨알이 굵다는 얘깁니다. 여름 땡볕을 쬐고 더 붉어지고 커지고 당도도 나날이 좋아지고 있는데 급한 마음에 일찍 따보니 아직도 풋내가 나서 먹을 수 없는 사과를 만들어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적지 않은 분들이 그 사과 제대로 들지도 못하고 버린 기억들 갖고 계시죠?
현명한 농부는 지금 열매를 보지 않고 비료를 주고 잡초를 제거하면서 사과 나무를 더 튼실하게 가꾸고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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