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짧은 생을 마감한 영국의 아기 찰리 가드 / 연합뉴스)
희소병을 안고 태어난 지 열 달 만에 연명치료 중단 판결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영국의 아기 찰리 가드가 28일(현지시간) 끝내 숨을 거뒀다.
찰리의 부모인 크리스 가드와 코니 예이츠는 찰리가 첫 돌을 일주일 앞두고 이날 생을 마감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언론들이 전했다.
찰리의 부모는 언론에 배포한 글에서 "엄마와 아빠는 너를 너무 사랑한단다. 너를 구하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구나. 우리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 기회를 네게 주지 못했어. 잘 자렴, 우리의 아름답고 작은 아들아"라고 적었다.
법원의 생명유지장치 제거 결정이 나온 지 하루 만에 찰리는 호스피스 시설에서 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낸 뒤 의료진의 조치에 다따라 1년도 되지 않은 짧은 삶을 마쳤다. 찰리는 첫 생일을 정확히 1주일 앞두고 숨을 거둬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작년 8월 태어난 찰리는 세계에서 16명만 앓는 희소병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MDS)을 앓으며 세계적인 논란의 중심에 섰다.
찰리의 연명치료를 담당해온 런던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은 찰리의 뇌 손상이 회복 불가능하다며 연명치료 중단을 부모에게 권유했지만, 부모는 미국 병원에서 실험적 치료를 해보겠다면서 이를 거부했다.
이후 병원 측은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영국 법원과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그러나 찰리의 고통을 연장할 수 없다며 연명치료 중단 판결을 내렸다.
이후 찰리의 사정은 언론과 여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찰리를 살려야 한다는 여론은 거세졌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찰리의 생명연장 중단 판결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세계적 논쟁으로 번졌다.
하지만 지난주 찰리를 진단한 미국 의료진이 실험적인 치료를 적용하기에도 너무 늦었다는 결론을 내리자 부모는 결국 눈물을 머금고 연명치료 포기를 택해야 했다.
찰리의 부모는 "마지막 소원"이라며 집으로 데려가 마지막 나날을 함께 보내고 싶다고 호소했지만, 법원은 치료상의 어려움을 들어 호스피스 시설로 보내야 한다는 병원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찰리의 부모들은 장례절차를 마친 뒤 찰리와 같이 희소병을 앓는 아기들을 위한 재단 설립 등을 준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