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이대론 안 된다③] 4차 산업혁명, 자본시장에 '꽃길' 있다

입력 2017-07-28 17:04


<앵커> 세계 각국이 4차 산업혁명에서 주도권 잡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새 정부 역시 여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데요, 4차 산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핵심 수단인 자본시장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청사진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지금도 세계 다른 나라들은 자본시장의 규제를 풀고 자본중개기능을 강화하며 기업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자본시장 이대론 안 된다 마지막 편, 유주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은 지난 1990년대 경제에 낀 거품이 꺼지며 2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침체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2012년, 잃어버린 세월을 되찾겠다며 규제위주, 은행 위주의 자본시장에서 탈피하기 위한 일련의 개혁적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아베노믹스로 통칭되는 조치들을 통해 규제 방식을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전환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이형기 금융투자협회 조사역 법학박사

"성장자금 공급을 통한 금융중개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확대하고 비상장 주식에 대한 거래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신규상장에 대한 부담을 경감하는 조치도 취했습니다."

주식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습니다. 닛케이지수는 8천 포인트 부근에서 4년간 상승해 2만포인트를 넘어섰습니다.

실질GDP성장률이 2012년 0.9%에서 2015년말 1.2%로 올랐고 기업들의 이익은 48조4천억엔에서 69조1천억엔으로 늘었습니다.

구직자 대비 구인자수를 말하는 유효구인배율도 0.8배에서 1.2배로 대폭 올랐습니다.

일본이 대대적인 재정비에 나서며 따라가고자 한 모델은 바로 미국. 미국 자본시장은 구글, 애플, 넷플릭스 등 혁신적 기업을 배출한 4차 산업혁명의 요람입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페이스북은 초기에는 미국의 비상장기업 주식 장외거래소 세컨드마켓(Second Market)을 통해 벤처캐피털로부터 1,500만달러 투자를 받았고 이후에도 수차례 투자금 유치를 통해 회사를 키워 2012년 나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종업원이 2만명에 불과하지만 5천억 달러의 가치로 평가받는 페이스북은 넘치는 여유자금을 가지고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는 총 2900개 상장기업과 시가총액 20조 달러에 달하는 뉴욕증권거래소 외에도 정규 거래소만 7개가 더 있고 장외거래소, 대체거래소까지 활성화된 수많은 플랫폼에서 무수한 기업들이 가치를 평가받고 거래되며 자금을 조달합니다.

자본시장 성숙도를 가늠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GDP 대비 주식시장 시가총액 비율이 미국의 경우 지난 1997년 100%를 돌파한 이후 현재는 138%에 달해 이제 막 100%를 달성한 우리나라보다 20년이나 빨랐습니다.

국내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의 자본중개기능이 제대로 작동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빈기범 명지대학교 교수

"자본시장이 적재적소에 자본의 배분, 자본중개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코스닥 이하 중견, 중소·벤처기업들은 자본조달에 제약이 있다고 항상 얘기한다."

또 금융산업을 육성하고 부흥시키기 보다는 규제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시각 역시도 자본시장 발전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장애물로 꼽힙니다.

현재 공적자금이 주를 이루고 있는 스타트업, 벤처중소기업 들에 대한 자금조달 과정을 보다 간소화하고 민간자본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서는 세제나 투자방식 등에 대한 규제를 풀고 위험감행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스탠딩/유주안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며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과 투자자들의 수익이 선 순환하는 구조의 자본시장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