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수영 국가대표 박태환)
1989년생 박태환(28·인천시청)은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이 최고 전성기였다.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을 때가 18세였고 이듬해에는 베이징 올림픽까지 제패했다.
한국 팬들 머릿속에 박태환은 언제까지나 '마린 보이'지만, 이제 그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최고참 대접을 받는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는 52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그중 박태환은 단 2명뿐인 1980년대 생이었다. 그리고 8명이 겨루는 결승에는 1990년대 생 선수 7명과 함께 기량을 겨뤄 3분44초38의 기록을 내고 4위로 경기를 마쳤다.
자유형 200m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준결승에 진출한 16명 중 박태환이 최고령이었으며, 강력한 우승 후보 쑨양(중국)과는 3살, 맥 호튼(호주)과는 무려 7살이나 차이가 났다.
박태환은 26일 오전(한국시간) 부다페스트 다뉴브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7초11로 최하위인 8위로 경기를 마쳤다.
박태환은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어릴 땐 선배들이 만 나이를 따지는 게 와 닿지 않았는데, 어느새 나도 그렇게 말하고 있더라. 솔직히 훈련 때도 예전보다 피로도가 느껴진다"며 나이 때문에 예전보다 회복 속도가 느려졌다는 걸 인정했다.
주 종목인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많은 체력을 소모한 가운데 이제 자유형 1,500m만을 남겨두고 있다.
'박태환의 시대가 저물었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수영 선수로는 '황혼'이나 다름없는 30세를 눈앞에 뒀기 때문이다.
노민상 전 대표팀 감독은 '수영 영웅' 마이클 펠프스(32·미국)를 사례로 들며 "요새는 스포츠 과학이 발달해 서른을 넘어도 꾸준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는 선수가 적지 않다. 펠프스만 해도 (리우에서) 얼마나 대단한 기록을 세웠나. (박)태환이의 기량과 잠재력을 고려하면 얼마든지 자신의 최고 기록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