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 / 연합뉴스)
학교 수업 중 식품 알레르기와 이로 인한 아나필락시스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5일 정경욱(아주의대 소아청소년과)·김지현(성균관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이 2014년 9월부터 2015년 8월까지 국내 상급종합병원에서 음식 알레르기로 치료받은 0∼18세 1천353명의 의무기록을 검토한 결과를 보면 이들에게 나타난 전체 1천661건의 식품 알레르기 가운데 30.5%(506건)가 아나필락시스로 이어졌다.
이는 소아·청소년이 겪는 음식 알레르기가 자칫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이 연구결과는 소아알레르기 및 호흡기학회지(Allergy, asthma & immunology research) 최근호에 발표됐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주요 음식은 연령대별로 달랐다. 2세 미만에서는 우유가 최대 원인이었지만, 2∼12세는 호두였다. 또 13∼18세는 메밀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7가지 주요 식품은 우유(28.1%), 달걀(27.6%), 밀(7.9%), 호두(7.3%), 땅콩(5.3%), 메밀·새우(각 1.9%)가 꼽혔다. 하지만 아나필락시스로 이어지는 알레르기 비율은 메밀이 67.7%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잣(57.7%), 호두(43.8%), 밀(43.5%), 땅콩(34.1%)이 뒤따랐다.
특히 아나필락시스는 학교에 입학하는 취학연령(52.6%)과 청소년(41.4%)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그 이유로 부모로부터 엄격한 관리 감독을 받는 영유아와 달리 어린이와 청소년은 사회생활 반경이 넓어지면서 외식이 잦기 때문에 먹는 음식의 성분을 조절하기가 힘들다는 점을 꼽았다.
아이들의 음식 알레르기로 인한 아나필락시스를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학교와 가정에서 아이들이 알레르기 원인 식품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학교에서는 ▲ 우유팩 등의 재활용품을 이용한 미술 수업 ▲ 밀가루 반죽을 이용한 만들기 수업 ▲ 콩주머니 등을 이용한 박 터뜨리기 등의 수업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캠프, 체험활동, 야외수업 때는 사전에 해당 숙소에 연락해 식단을 확인하고, 숙박시설 담당자와 충분히 정보를 교환한 후 필요한 경우 보호자와 교사가 협의해 대체식품을 준비하는 게 좋다.
야외활동에 간다면 일반 교실 수업과 달리 교사의 눈에 잘 띄기 어려운 만큼 사전에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또 알레르기 증상이 자칫 아이들 사이에서 놀림이나 왕따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같은 반 친구들이 식품 알레르기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
강남 차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윤호 교수는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아이에게는 원인 물질과 응급대처법이 표기된 카드나 목걸이를 착용토록 해 주변 사람들이 즉시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특히 요즘 같은 휴가철 여행 때는 치료 약물을 미리 준비하고, 비행기를 이용한다면 항공사에도 미리 알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