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의 神] 어반베이스, 3D로 부동산을 바꾸다

입력 2017-07-24 15:07


<앵커>

신기술과 스타트업을 통해 미래 투자 방향을 살펴보는 시간, '스타트업의 신'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4차산업혁명 첨단 기술로 꼽히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VR, AR이라고 불리는 기술을 갖고 어떻게 스타트업이 사업화에 나서고 있는지를 소개하고 관련산업의 흐름과 투자포인트를 짚어볼까 합니다. 산업부 신인규 기자와 함께 나와있습니다. 신 기자, 오늘 주제 소개해주시죠.

<기자>

오늘 소개할 스타트업은 어반베이스라는 기업인데, 부동산 VR 분야에서 중요한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부동산 VR. VR은 가상현실일텐데 부동산 VR이라는 게 뭔니까?

<기자>

예를 들어서 앵커께서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구매해서 입주하려고 한다던가, 아니면 제가 서울 근교에 18평 아파트를 대출 끼고 전세로 알아보는 상황을 가정해보죠. 집을 마련할 땐 입지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내부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분양받은 새 집일 경우에는 벽지라든가 가구와 같은 인테리어를 고민할 거고요. 전세를 알아보는 중이라면 실제 집 안은 어떤지가 제일 궁금하겠죠.

어반베이스는 아파트와 같은 건물의 실내 공간을 3D로 구현합니다. 가상현실에 실물을 구현하면 오히려 직접 방문했을 때보다 나은 점이 있는데, 클릭 한 번 만으로 벽지를 다른 것으로 바꿔본다든지, 지금 이 곳에 없는 가구를 배치해보는 그런 일들이 가능하거든요. 현재 네이버 부동산과 같은 곳을 들어가보면 아파트들의 설계도가 다 나와있지 않습니까? 현재 어반베이스는 자체 사이트를 운영할 뿐 아니라 네이버부동산과 같은 대형 부동산 정보 사이트와 협업해서 이 설계도면을 실제 체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 공간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앵커>

해외에서도 비슷한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 같은데요.

<기자>

아마 미국의 매터포트를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700억원 가까이 투자받은 부동산 증강현실 기업입니다. 이미 미국과 중국 등에서는 이같은 기업들을 따로 일컫는 말도 있습니다. 부동산을 뜻하는 프로퍼티와 테크놀러지의 합성어인 '프롭테크' 기업인데요. 부동산과 가상현실이 결합하면 돈이 된다고 본거죠.

매터포트와 어반베이스와 차이점을 찾자면 미국의 스타트업은 360도 카메라와 같은 별도 장비를 이용해서 직접 실내를 촬영하는 방식입니다. 집 한 채의 실내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데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국내 스타트업인 어반베이스는 2차원 설계도를 그대로 컴퓨터가 읽어내 3D 정보로 만드는 겁니다. 설립자인 하진우 대표가 건축가 출신인 영향이 있는 건데, 집 한 채를 가상현실에 옮기는 데 소요시간은 2초입니다.

다른 사업자들이 생각하지 못한 독특한 접근이라 해외에서도 기술 특허를 진행중입니다. 이런 방식 덕분에 현재 가상현실 건물 데이터량은 어반베이스가 세계에서 가장 많습니다. 구글이 확보한 실내공간 정보가 지난 5월 기준 약 1만 5,000건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어반베이스는 같은 기간 620만개가 넘는 집을 가상현실 데이터베이스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앵커>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서비스인 건 분명한데, 그럼 이 스타트업의 수익모델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이게 재미있는 점인데, 실내 공간정보 기술을 갖고 있는 이 기업이 현재 확실하게 돈을 벌고 있는 곳은 가구 시장입니다. 기술을 갖고 어떻게 수익 모델로 만들 것인가를 잘 접근한거죠. 현재 어반베이스는 자체 구축한 3D 공간 데이터, 그러니까 가상현실로 구현된 아파트에 실제 가구를 배치해보게 하고, 구매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건데요. 하진우 대표 인터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

"저희 플랫폼에 실제 입점한 가구들은 전부 저희에게 입점료를 내고 들어와 있습니다. 거기에서 저희는 광고효과를 그분들께 드릴 수가 있습니다. 광고의 가치를 드릴 수가 있고 실제 판매가 될 때 수수료도 수익의 일부분이 됩니다. 또한 온라인에서만 가구 판매가 이뤄지기는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사이즈가 큰 가구들은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높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세일즈맨들이 어반베이스의 비즈니스 버전을 가지고 고객들에게 상담을 원활히 도울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라이센스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현재 협력사는 일룸으로 유명한 퍼시스 등을 비롯해 마흔 곳이 넘었습니다. 가구전문점 뿐 아니라 삼성전자 디지털플라자나 하이마트와 같은 전자제품 전문점에는 어반베이스의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었습니다.

<앵커>

가상현실 말고도 이 스타트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 있습니까? 사업 확장 가능성도 궁금한데요.

<기자>

가상현실 분야는 언어 제약이 있는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해외 진출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 동남아 시장에 기술 수출을 타진 중이고요.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미국과 일본, 중국, 유럽 등에서 해외 특허 등록도 진행중입니다. 그리고 가상현실로 축적된 기술과 네트워크는 증강현실 분야에서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증강현실은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죠. 유명한 게임인 포켓몬 고를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휴대폰을 통해서 내가 살고 있는 집에 특정 브랜드의 가구를 실시간으로 증강현실을 통해 배치해보는 서비스도 곧 출시한다는 게 어반베이스의 계획입니다.

<앵커>

정리하죠. 이런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는 어떤 의의와, 가상현실이라는 기술이 앞으로 산업구조를 바꿀 가능성,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가상현실이라는 건 생각해보면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실험실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어떤 작업을 미리 해보고 시행착오를 없애고,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지점에서 새로운 사업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습니다. 실제 어반베이스처럼 가상현실을 사업에 연결시키는 기업이 나오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VR은 단순히 게임과 같은 놀이형 컨텐츠로만 끝나지 않는 파괴력이 있고, 투자자의 시각에서 이 흐름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네, 오늘 스타트업의 신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신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