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특허 투자시장 '꿈틀'

입력 2017-07-21 17:01


<앵커>

그간 국내에서 특허는 기술력을 검증하는 도구 일뿐 이를 활용해 자금을 유치하거나 혹은 이를 사고 팔며 수익을 남기는 투자의 수단으로 인식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기업은 브랜드를 팔아 큰 자금을 유치하고 투자자는 일정 기간 로열티를 받아가며 수익을 올리는 펀드가 나오는 등 시장의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유주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3년 코데즈컴바인은 자신들의 패션 브랜드를 지식재산권에 투자하는 IP펀드에 매각해 1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습니다.

펀드는 이 브랜드 소유하며 코데즈컴바인에게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게 하는 대신 로열티를 받아 수익을 챙겼고, 이를 되팔았습니다.

수익률은 1년 4개월 만에 11%나 됐습니다.

세일 앤 라이센스 백 방식의 지식재산권 투자 모델입니다.

세일 앤 라이센스 백 방식이란 지식재산권의 소유자가 투자자에게 지식재산권을 매각하고, 매각한 지식재산권을 계속 사용하는 대신 일정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이 높아지며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자금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지식재산권 투자펀드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국내 은행들이 지식재산권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고는 있지만 자금 회수에 중점을 두다 보니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고, 정책 자금으로 운용되는 성장사다리 펀드도 시장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반면 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 수많은 정보기술기업들을 배출한 미국에서는 펀드와 특허관리금융회사(NPE) 등 민간 자본의 적극적인 참여로 지식재산권에 대한 라이센싱은 물론 특허침해소송과 인수 등 다양한 방식의 투자모델이 개발돼 있습니다.

덕분에 미국 S&P 500대 기업의 기업 가치에서 지식재산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87%나 됩니다.

[인터뷰] 김현수 서울신용평가 대표이사

"국내에서 많은 스타트업, 벤처기업들이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대부분 정책자금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를 국내 금융시장이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걸음마 단계를 시작한 국내 지식재산권 금융 시장은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식재산권의 가치를 산정할 수 있는 평가시스템이 만들어지고는 있지만 시장의 신뢰가 형성되기까지는 충분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또 지식재산권이 침해됐을 때 이 손해를 경제적으로 인정해주는 법률적·제도적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아 경제적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기 어려운 것도 애로사항으로 꼽힙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