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자산운용사로는 처음으로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습니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 '빅4'에 해당하는 한투운용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서 업계의 활발한 참여가 전망되는 가운데 기관투자자 의결권 강화가 가져올 기업 경영 침해 문제 등이 다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방서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습니다.
대형 자산운용사 중 첫 도입으로, 사모펀드 3곳(JKL파트너스·스틱인베스트먼트·이상파트너스)에 이어 네 번째입니다.
한투운용은 액티브, 패시브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수탁자산에 대해 7가지 스튜어드십 코드 원칙을 일괄 적용해 운용할 방침입니다.
이밖에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운용, KB운용 등 국내 빅4에 해당하는 자산운용사들 역시 4분기부터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현재까지 참여 계획서를 제출한 기관은 자산운용사 9곳과 자문사 3곳, 증권사 2곳, PEF 등 총 43곳.
민간 연기금을 운용할 개별 자산운용사 선정시 코드 참여 기관에 가산점을 주는 등 인센티브가 늘어난 게 주효했다는 평가입니다.
앞서 산업은행도 올해 PE펀드, VC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공고문을 내면서 코드 참여 여부를 평가에 반영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스튜어드십 코드 흥행의 결정적인 열쇠를 쥔 국민연금의 참여는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기금 규모만 500조원을 넘고 국내 주식시장에 90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하는 국민연금의 참여여부는 우정사업본부나 공무원연금 등 기타 연기금들의 동참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의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의 참여에도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과 정부가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독려하고 있지만 국민연금은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자신들의 동참여부가 미칠 영향력을 고려해 상당히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내 10대그룹 계열 상장사 수만 58곳.
이들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는 기업들의 자율 경영 침해 논란의 소지는 물론, 지난 정권의 삼성그룹 합병 문제 등에서 불거진 정부의 입김 논란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위해 발주한 연구용역 역시 4번이나 유찰된 상황.
결국 재입찰이 진행되더라도 5개월 정도의 연구용역 기간을 고려하면 빨라야 내년 상반기 도입이 가능하다는 계산입니다.
전문가들은 하나둘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는 기관투자자들이 늘고 있지만 이들의 의결권 행사를 도와줄 전문 자문기구들이 국내에 전무한 상황인 것도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