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때문에 망한 문정동 상권

입력 2017-07-20 17:52
<앵커>

서울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거리 가보셨나요?

한 때 송파구 대표 상권 중 하나로 꼽혔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언제부터인지 뚝 끊겼습니다.

바로 주차장 때문입니다.

엉망진창인 주차장 관리 실태.

이지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거리입니다.

평일인 점을 감안해도 지나다니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 때 200여 개 매장이 밀집해 있던 송파구 대표 상권 중 하나였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인근에 복합 쇼핑몰들이 하나둘씩 들어서면서 상권이 급속히 침체된 겁니다.

하지만 이곳 상인들은 손님들이 안 오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숙 / 인근 상점 관계자

"여기 (손님이) 끊어지는 이유가 주차권이에요. 손님들 하고 싸우니까 매장에 왔다 그냥 가는 분들도 많아요. 돈을 내면 현금 영수증도 안 해주고, 카드도 안 된다고 하고. 지금은 돈(현금)을 안 가지고 다니잖아요, 대부분."

한마디로 주차장 관리가 엉망이라는 이야긴데, 더 황당한 건 이곳 주차장이 송파구가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이라는 점입니다.

송파구에 문의해보니 주차로 인해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다 해결됐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인터뷰> 송파구청 관계자

"그런 문제가 자꾸 제기돼서 그쪽하고 저희가 얘기를 해서 카드결제를 하라고 계속 조치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거기서도 이행을 하겠다고 그렇게 하고 있고. 위탁했을 때 중대한 문제가 생긴다면 그때는 공단에 위탁하든지..."

과연 그럴까? 확인을 위해 직접 찾아가보니 달라진 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인터뷰> 문정동 로데오거리 주차관리원

"(몇 분 안 있었는데 내야 돼요?) 네. (5분도 안 있었던 것 같은데) 9분 계셨네요, 9분. (카드 돼요?) 카드 안돼요."

공영주차장은 보통 구에서 직접 관리하거나 시설관리공단에 위탁해 운영합니다.

그런데 송파구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공영주차장 운영을 ‘로데오거리상점가 조합’에 맡겼습니다.

송파구청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송파구청 관계자

"그쪽 로데오 쪽은 취지는 뭐 전통시장 활성화 그건데, 지역 내 골목상권, 그쪽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니까. 주변에 대형.. 많이 생기잖아요.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 로데오상가 조합에다가 위탁을 했죠."

상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조합 측에 주차장 운영을 맡겼다는 건데, 도대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인터뷰> 변영순 / 서울 강동구

"가든파이브 법조거리 가면 너무 잘 돼 있어요, 시스템 자체가. 그런 점이 제가 볼 때 여기(문정동 로데오거리)가 부족한 거예요."

송파구 공영주차장이 문정동 로데오거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