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 기획 : 조주현, 이봉익
- 연출 : 박두나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자리가 사람을 만들지 못한다"입니다.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중도 퇴임하게 됐습니다. 사퇴이유는 일신상의 이유라고 하지만 내부에서는 무리한 인사로 인한 조직관리의 실패의 책임을 이유로 듭니다.
글쎄요, 아무리 인사 잡음이 있다 하더라도 임기가 보장된 이 중요한 자리를 중도에 나와야 할 정도였을까요? 자본시장에서는 사실 이 기금운용본부장 자리를 두고 그 동안 말들이 참 많았습니다.
전직 홍완선 본부장은 전 정부의 실력자였던 최경환 의원의 고교 동창이었고 강본부장은 구속상태인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고교, 대학 후배입니다. 홍완선 본부장은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의결권 행사에 연루되어 구속상태이고 강면욱 본부장은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습니다.
누구는 정권이 바뀌었으니 이렇게 됐지 안 그랬으면 별 문제없이 임기 잘 채우고 또 다른 자리 가서 잘 살고 있을 거라고 합니다. 아마 그랬을 겁니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 보십시다. 이 두 명의 기금운용본부장뿐 아니라 매번 정권이 바뀔 때 정부와 코드가 맞거나 아니면 연줄이 있는 사람들이 이 자리를 맡아왔지 않습니까? 우리 국민들의 노후를 책임져야 할 국민연금의 운용을 책임지는 이 자리에 왜 정권의 코드가 필요하고 또 왜 실력자와의 학연, 지연이 필요합니까?
지금 국회는 11조원 규모의 추경을 두고 여야가 씨름을 하고 있습니다. 이 추경 안에 들어있는 공무원 채용비용 80억을 넣어야 한다, 빼야 한다를 두고 삿바 싸움을 하는 겁니다.
550조 원의 기금 얼마 안 가면 2,000조 원까지 늘어납니다. 운용수익률을 1%만 올리면 20조 원씩 우리 국민의 자산이 늘고 줍니다. 이 기금 운용 결국 사람이 하는 거고 그 사람들 잘 뽑고 관리하고 운용의 전체적인 방향을 잡는 선장의 역할을 하는 게 바로 기금 운용본부장 자리입니다.
누구를 뽑아야 합니까? 철저히 운용전문가를 뽑아야 합니다. 코드를 맞추면 안됩니다. 검증된 운용실력과 조직 관리 능력에 글로벌 감각, 그리고 부당한 지시와 로비에 끄떡하지 않는 양심과 강단을 갖추기도 해야 합니다.
과연 이런 분 있겠습니까? 흔치 않을 겁니다. 그래도 우선순위를 뽑으라면 운용의 전문성입니다. 나머지 부분은 시스템으로 보완해 나가야 할 겁니다.
외부에서 낙하산처럼 떨어져서 이렇게 바꾸고 저렇게 바꾸다 임기 되면 물러가고 또 새 사람 와서 또 바꾸고… 이래서 되겠습니까?
당장 기금운용본부 전부 외곽으로 이전과 함께 많은 운용전문인력들이 떠났습니다. 여기에 본부장도 중도퇴임하고 또 정치권과 줄을 댄 사람이 와서 판을 흔들면 더 많은 사람이 떠날 수도 있습니다. 외부에서 뽑으려면 철저히 운용능력이 검증된 사람으로 하되 아니라면 내부에서도 찾아봐야 할 겁니다.
흔히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합니다. 그러나 단연코 이 기금운용본부장 자리는 사람을 만들지 않습니다. 잘못된 인사를 하면 본인도 불행해지고 우리 국민은 소중한 노후 자금을 잃게 될 것입니다.
운용도 제대로 하지 않고 주변에 머물던 사람, 운용을 했더라도 내세울 만한 성과가 없는데 마당발인 사람, 그리고 직무와 관련해 잡음을 냈거나 너무 정치적인 색채가 강한 사람은 이 자리에 보내면 안됩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우리나라 최고의 운용전문가들로 채워져야 합니다. 차제에 이 큰 돈을 운용하는 조직을 보건복지부 산하 조직으로 놔둬도 되는지 또 지금의 운용 역들의 보상체계와 인사는 합리적인지도 잘 따져 보시기를 바랍니다.
모쪼록 기금운용본부가 세계 최고실력을 갖추고 최고의 수익을 내는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래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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