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운전 버스 블랙박스 ‘재조명’....차로이탈경고장치 장착한다?

입력 2017-07-13 18:41
졸음운전 버스 반복되자 국토부 "광역버스에 차로이탈경고장치 의무화 추진"



졸음운전 버스 사고 잇따르자 국토부가 대안을 내놨다.

졸음운전 사고를 막기 위해 고속도로를 달리는 모든 광역버스에 차로이탈경고장치(LDWS)와 자동비상제동장치(AEBS) 장착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

맹성규 국토교통부 2차관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교통안전 정책추진체계 개선방안 발굴회의'를 열고 졸음운전 버스와 관련한 이같은 정책 방향을 밝혔다.

맹 차관은 "더는 졸음운전, 안전수칙 미준수 등 안전불감증으로 국민이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유사 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보완하고 현장에서 기존 대책이 이행되는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7월 '봉평터널 사고' 이후 발표한 '사업용 차량 교통안전 강화대책'에서 올해 1월부터 신규 출시되는 대형 승합차, 대형 화물차 등에 AEBS와 LDWS 장착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기존 출시 차량에는 장치 장착을 강제하지 않아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신차 출시 시 AEBS를 장착하면 약 500만원이 들지만, 기존 차량에 새로 장치를 달려면 약 2천만원이 필요해 운수업체 부담이 크다는 이유 등이 고려된 것이었다.

국토부는 잇따른 대형 사고로 안전 문제가 부각되자 앞으로 기존 차량에도 안전장치 장착을 의무화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안전장치 장착 대상 버스를 전장 11m 이상으로 한정하는 바람에 전장 9∼11m 버스의 안전이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에 따라 적용 대상을 버스 길이에 상관없이 고속도로를 달리는 광역버스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실제로 9일 경부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를 낸 버스는 길이 10.95m로, 단 5㎝ 차이 때문에 LDWS 장착 의무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맹 차관은 "제도가 있지만, 버스 운전사 휴식 시간 보장 규정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도 참사의 원인으로 꼽힌다"며 "운수업체 노사가 합의하면 8시간 이상 장시간 운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특례조항 등을 수정하는 방안도 고용부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졸음운전 버스 당시 블랙박스 영상 = 서초경찰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