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땅 짚고 헤엄치기’ 수수료 수익 4년간 66조…정부 추경 1.6배

입력 2017-07-11 11:29


은행과 보험·카드사 등 금융사들이 지난 4년여 간 각종 수수료로 약 66조 원을 벌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정부가 3차례에 걸쳐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안 약 40조 원의 1.6배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11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감독원 ‘은행·보험·카드사 수수료 수익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은행·보험·카드사의 2013년 이후 수수료 수익은 65조9,302억 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은행들이 금감원에 신고한 수수료 항목은 송금, 추심, 방카슈랑스·수익증권 판매, 대여금고, 대출 조기상환, 자동화기기(ATM), 자산유동화, 외환 등 20여 가지입니다.

은행들의 올해 1분기 수수료 수익은 1조6,987억 원으로 현 추세대로라면 은행들은 올해 사상 최대 수수료 수익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130억 원이던 송금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172억 원으로 약 32% 증가했고 올해 1분기에만 50억 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지난 2015년 98억 원이던 하나은행의 ATM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178억 원으로 82% 늘었고 올해 1분기에는 39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카드사의 주요 수수료 수익원인 가맹점 결제 수수료는 지난 4년간 총 38조5,104억 원으로 지난 2013년 8조5,152억 원에서 지난해 10조7,346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특히 체크카드 비중이 높은 NH농협카드와 비씨카드의 수익증가가 가장 높았는데 2013년 대비 지난해 NH농협카드는 3,830억 원, 비씨카드는 2,786억 원의 수익이 증가했습니다.

전업사 중에서는 삼성카드가 2,322억 원을 증가시켜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고 업계 1위 신한카드도 같은 기간 1,736억 원이 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험사는 주요 수수료 수익원인 중도상환 수수료를 통해 지난 4년간 총 2천억 원 이상 벌어들였습니다.

삼성생명 중도상환 수수료 수익은 2013년 114억 원에서 지난해 150억 원으로 늘었고 삼성화재도 같은 기간 66억 원에서 92억 원으로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습니다.

금융회사들이 이처럼 수수료 수익을 늘린 것은 저금리로 이자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수수료 수익은 다른 영업이익 항목에 비해 비교적 손쉬운 사실상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수익이라는 측면에서 수수료 인하를 해야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카드사 가맹점수수료와 보험사 실손 의료보험료 인하를 공약했고, 금융당국 역시 소비자의 부담 완화와 투명성 강화를 위해 '금융수수료 적정성 심사제도'의 도입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용진 의원은 “은행들의 수수료 수익이 높은 만큼 보험·카드뿐만 아니라 은행도 수수료 체계가 합리적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