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고 졸업사진, 수박바부터 이효리까지…사전검열에도 빵 터진다

입력 2017-07-11 08:56


매년 이맘때면 화제를 모으는 의정부고등학교 학생들의 졸업사진이 공개됐다.

의정부시는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비가와도 우릴 막을 순 없다! 2017년 #의정부고등학교 #졸업사진 최신판이 업데이트되었습니다”라며 이날 진행된 의정부고 졸업사진 촬영 현장을 전했다.

영상 속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생활한복 차림의 이효리, '거꾸로 수박바'를 최근 출시해 색깔이 바뀐 수박바, 드라마 '도깨비'의 공유-김고은 패러디 등 재기발랄한 아이디어가 넘친다.

이날 폭우로 인해 실내에서 촬영을 진행한 의정부고 학생들은 다양한 분장으로 코믹한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다만 팬들이 기다려온 세태 풍자 및 정치관련 주제는 잘 보이지 않았다.

올해는 탄핵과 대선 등 굵직한 이슈가 많아 의정부고 특유의 촌철살인 패러디가 나올 것으로 기대됐으나, 학교 측이 ‘사전검열’을 통해 이를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풍자를 담은 아이템이 금지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의정부고 관계자는 "지난해 졸업사진이 공개된 이후 학교에 항의전화가 쏟아져 업무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명예훼손 고발로 이어져 교사와 학생들이 수사기관에 불려 다니며 조사를 받을 정도였다"고 이유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학생의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학교와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며 "계획서를 제출받기는 했지만, 특정 아이템을 '하라 하지마라'한 게 아니라 학생들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아이템을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