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강화 '성과'...한미FTA 재협상 '숙제'

입력 2017-07-03 18:21
수정 2017-07-04 13:53
<앵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미국순방에서 한미동맹 강화라는 성과를 냈습니다.

다만 외교안보 문제에 치중해 한미간 경제 현안 대응에는 미흡했다는 평가입니다.

권영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강화라는 외교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미FTA 재협상 불씨를 남긴 건 아쉬운 대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직후 언론발표에서 한미FTA 재협상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어떠한 언급도 안했습니다.

<인터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한미 무역협정은 2011년에 체결됐고, 2016년에 누가 체결을 했는지, 서명했는지 여러분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한미FTA) 협정이 체결된 이래로 미국의 무역적자는 110억불 이상 증가했습니다. 그다지 좋은 딜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청와대는 서둘러 "한미FTA 재협상 합의는 없었다"고 선을 긋고, "오히려 문 대통령이 실무조사를 제안했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FTA의 상호 호혜성을 강조하면서 양측 실무진이 한미 FTA 시행 이후에 효과를 공동으로 분석, 조사 평가할 것을 제의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FTA 재협상에 대하여 양측 간에 합의한 바가 없습니다."

실제로 한미 공동성명 어디에도 한미FTA 재협상 문구는 없습니다. 미국 조야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지지율 하락에 따른 자국 언론용이란 시각이 팽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이 한미간 무역 불균형 문제를 노골적으로 제기한 만큼 한미FTA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엄치상 전경련 국제본부장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한국과의 무역적자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해왔고, 그렇기 때문에 한미FTA 일부 조항이라도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고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동안 한미FTA 대표적 수혜업종인 자동차, 철강 같은 경우 피해가 어느정도 있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외교안보 문제에 치중하다가 경제 현안 점검에 다소 소홀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통상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이 공석인 점이 이번 돌발 문제 대응을 어렵게 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점은 가장 값진 성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기자 클로징>

"한미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간 우의와 신뢰를 구축했다는 데 큰 의미를 뒀습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한미 무역불균형 해소라는 큰 숙제를 안게 됐습니다."

워싱턴에서 한국경제TV 권영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