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트럼프 CNN 폭행 영상, 폭력 위협"

입력 2017-07-03 08:10


CNN 폭행 영상 후폭풍… 트럼프 美언론·여당도 반발 (사진 = 유투버 dagalagas 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프로레슬러처럼 미 CNN방송을 들어 메어치는 패러디 영상을 트위터 계정에 올린 가운데 미 언론단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인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CNN은 가짜뉴스'라는 의미인 해시태그 '#FraudNewsCNN', '#FNN'과 함께 28초 분량의 영상을 게재했다. 프로레슬링 경기장 바깥에서 CNN 로고가 얼굴에 합성된 남성을 트럼프 대통령이 때려눕히는 장면이 3차례 반복되는 영상이다.

'언론 자유를 위한 기자위원회'(RCFP)의 브루스 브루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기자들에 대한 물리적 폭력 위협"이라며 "누구도 그들의 일을 하는 것으로 인해 물리적인 해(害)를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브루너 회장은 "그의 트윗은 대통령이라는 직위 아래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부적절한 행위라는 점을 꼬집었다.

CNN방송은 성명을 내 "오늘은 미국 대통령이 기자에 대한 폭력을 조장한 슬픈 날"이라고 선포했다.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독일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 북한 문제, '트럼프케어' 법안 처리 등을 준비하는 대신 대통령직의 무게와는 동떨어진 어린애 같은 짓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CNN방송의 주요 프로그램에는 전문가들이 잇따라 등장해 트럼프 대통령의 비뚤어진 언론관을 성토했다.

미 A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CNN을 들어 메어치고, CNN이 어린애 같은 짓이라고 맞받으면서 새로운 화염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꼬집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벤 세스(네브래스카) 상원의원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CNN방송, MSNBC방송 등 언론 공격을 일삼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불신을 무기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형편없는 보도에 대해 시민이 논쟁하고 불평할 권리와 불신을 무기화하려는 것 사이에는 분명하고 중요한 구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세스 의원은 "미국 수정헌법은 미국 실험의 박동하는 심장이며, 여러분은 그 안에 있는 자유를 분리할 수 없다"며 언론의 자유를 옹호했다.

한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톰 보설트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은 "아무도 그 트윗을 위협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