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시선 <파티는 끝났는가>

입력 2017-06-29 13:48
수정 2017-07-03 12:51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파티는 끝났는가' 입니다.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의 양적 완화 축소 발언을 계기로 선진국의 유동성 파티가 끝나가고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미국 연준은 이미 금리를 올리고 있고 연준의 자산 축소를 통해 유동성을 회수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영국도 최근의 물가 급등과 실업률 하락을 감안하면 8월경에는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우리 한은 총재도 이번 달 초에 금리 올릴 수도 있다는 뉘앙스의 말을 했다가 파장이 일자 수습을 하기도 했죠? 어쨌든 지금 선진국을 비롯한 전세계는 유동성 파티를 끝내고 이제 집에 가야 할 때라고 경고음을 내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2008년 말부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막대한 유동성을 풀었습니다. 유럽과 일본의 경우는 아직도 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 묻고 싶습니다. 전세계가 유동성으로 파티를 즐겼습니까?

미국 경제성장률 일시적이라는 얘기를 하지만 지난 1분기에 겨우 1%를 조금 넘겼습니다. 말씀 드린 것처럼 유럽과 일본은 아직도 돈을 풀어서 경기를 살려야 하는 환자의 입장이고 중국 6%대 성장이면 선방했다고 하는 상황인데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올려 잡아야 2%후반 성장입니다.

맞습니다. 주가가 올랐고 금리는 여전히 낮습니다. 일부 부동산도 올랐습니다. 하지만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푼 게 주가 올리고 채권 금리 낮추려고 한 건 아니지요? 궁극적으로 경기를 살리려고 한 겁니다.

그렇습니다. 경기도 어느 정도 낳아졌습니다. 숨 넘어가는 중환자를 응급실에서 조치를 하고 중환자실에 옮겨서 집중 치료를 한 다음 일반 병동으로 옮겨서 한참을 지켜보고 영양식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집에 가서 통원치료를 하라고 하는 정도입니다.

파티가 끝난 게 아니고 치료가 끝나가고 있는 겁니다. 퇴원을 하지만 일주일에 한번, 한 달에 한번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는지 주치의에게 와서 보이라고 하는 정도입니다. 대신 이제 독한 약은 때고 건강식을 하면서 운동을 하라고 의사가 권합니다. 운동은 당장 힘이 들지만 정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 참고 견뎌야 하는 과정이죠. 그나마 회복이 가장 빠른 미국이란 환자의 경우에 금리 인상이라는 운동요법을 쓰고 있는 거죠? 다른 환자들도 용기를 내라고 보여 주고 있는 겁니다.

이 치료가 잘 끝나면 결국 환자는 정상으로 복귀할 것이고 이제 그 동안 미뤄놨던 일 도하고 여가도 누릴 것입니다. 파티에도 가겠죠?

지금의 상태를 제가 유동성 파티가 아니라 치료의 과정이라고 말씀 드리는 이유는 이 유동성이란 게 예전에 중앙은행이 풀었던 평범한 유동성이랑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세계가 파국을 맞을 뻔했던 미국 발 금융위기로부터 탈출하고자 푼 양적 완화라는 유동성이고 유럽 나라들의 국가부도를 막아보고자 푼 유동성이기에 예전처럼 그저 금리 낮춰서 경기 좀 살려보고자 한 유동성과는 질적으로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 결말도 다를 것입니다.

세상의 이치가 그런 것 같습니다. 골이 깊으면 산이 높고 반대로 산이 높으면 골이 깊죠? 길게 보아 우리는 이제 2008년 그리고 2010년의 절체 절명의 위기 가운데서 서서히 빠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 위기가 매우 심각한 병증을 동반했기에 중앙은행이라는 주치의는 이른바 써보지 않았던 극약처방을 했기에 자신의 처방이 효과가 있는지 또 어떤 부작용을 일으키는 지 장시간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주치의로서 아직은 파티 같은데 가지 말라고 술 마시면 큰일 난다고 경고를 하고 있죠? 파티는 끝나고 있는 게 아니라 경기 회복이라는 파티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건 아닐까요?

특히 우리나라는 말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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