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선 1심 징역 1년 법정구속…법원 "그릇된 일탈에 충성"

입력 2017-06-28 15:44
박근혜 비선 진료 묵인한 이영선, 1년 실형 선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진료'를 묵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이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김선일 부장판사)는 28일 의료법 위반 방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전 경호관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기 치료 아줌마' 등을 청와대에 출입시키는 업무를 비롯해 대통령의 건강 관련 업무를 전담하면서 이들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의 청와대 방문일정을 잡고 장소를 안내한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력한 것"이라며 "출입이 통제된 청와대에 비교적 간단히 차에 탑승해 출입한 점도 의료법 위반을 용이하게 방조했다고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위증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정농단이 불거지고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급박한 상황에 이르자 의도적으로 최순실씨를 삼성동 사저에서 본 적이 없고 의상실 근처에서만 본 것으로 증언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으로부터 수차례 돈을 건네받고도 의상대금 지급이 문제될 여지가 생기자 대통령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충성심은 국민을 향한 것이어야 함에도 대통령과 그 주변인의 그릇된 일탈을 향해 충성심을 다함으로써 결국 국민을 배신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무면허 의료행위를 방조한 것은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질타했다.

또 "헌재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허위 증언한 것은 자칫 탄핵심판 사건의 본질을 훼손할 수도 있었다"며 "국회 국조특위에도 출석하지 않아 국민의 간절한 바람을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상관의 지시를 거역하기 어려운 위치였고, 대통령에 대한 남다른 충성심으로 최선을 다해 직무를 수행한 점 등은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경호관은 선고 직후 "재판부의 판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관 시절 무면허 의료인인 이른바 '주사 아줌마', '기 치료 아줌마' 등의 청와대 출입을 도운 혐의(의료법 위반 방조)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3회에 걸쳐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한 혐의(국회 증언·감정법 위반)도 받았다.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나가 박 전 대통령이 최씨에게서 받은 의상비를 지불했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와 2013년 10월부터 작년 10월까지 타인 명의로 52대의 차명폰을 개통해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등에게 제공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도 적용됐다.

이영선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