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화장실 몰카를 찾아라"...각양각색 몰카에 대학마다 '비상'

입력 2017-06-26 10:22


점점 교묘해지는 '몰래카메라'(몰카)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생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서울의 일부 대학 학생회는 자체적으로 화장실 내 몰카 탐지 사업을 벌여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건국대 총학생회는 올해 4∼5월 광진구청 여성안심보안관과 교내 화장실 53곳 등에서 몰카 설치 여부를 점검한 결과, 몰카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양대 총학생회도 이달 12일부터 17일까지 엿새간 교내의 모든 여자화장실에서 단 하나의 몰카도 나오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고려대에서는 문과대학 학생회가 서관, 홍보관, 법학관 구관 등 3곳의 화장실을 점검해 몰카를 찾아내고 언어 성폭력 요소가 큰 낙서를 지우기도 했다. 문과대 학생회는 앞으로도 불시에 이런 점검을 할 방침이다.

아직 몰카 탐지 사업을 하지 않는 다른 대학 학생들은 총학생회에 관련 사업을 요구하기도 한다.

실제로 학생들이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나무숲'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화장실만이라도 업체에 의뢰해서 몰카 탐지를 요구해야 한다"는 글이 심심찮게 보였다.

이처럼 몰카 색출에 학생회가 직접 나선 것은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초소형 카메라, 카메라인지 눈치채지 힘든 물건으로 둔갑한 카메라 등을 활용한 몰카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다.

실제 이달 20일 명지전문대 학생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6월 19일 오후 9시 40∼50분 사이 예체능관 1층 여자화장실에서 몰래카메라를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폐쇄회로(CC)TV 캡처 사진을 올리고는 "사진은 범인이다. 이 얼굴을 아시거나 주변에 아는 사람 있으면 제발 신고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대표적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Hidden Camera'를 검색하자 9천여개가 넘는 상품이 검색됐다. 초소형 카메라부터 콘센트 형태 몰카까지 각양각색이었다. '베스트셀러'로 추천된 한 제품은 렌즈가 지름 1㎝도 되지 않을 만큼 작았다. 일부 렌즈는 십자 나사 형태여서 뚫어지게 쳐다보지 않고는 알아차리기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