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학생이 말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 발뺌
법률상 둬야 할 학생 고충상담 전문교사도 없어
전북 한 여자고등학교 체육 교사가 학생 20여 명을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지역 사회와 교육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 해당 학교 측은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고 발뺌, 비난을 사고 있다.
21일 경찰과 이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일 학부모들은 교육지원청에 체육 교사 A씨가 학생들을 성희롱했다는 취지의 민원을 냈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튿날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A씨가 체육 시간에 자세를 교정해주겠다는 핑계로 자신의 신체를 밀착했다고 진술했다.
1대1 면담을 하다 갑자기 치마를 들치고 신체 일부를 접촉했다는 진술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고생은 방과 후 '나와 사귀자'는 문자메시지를 A씨로부터 받았고, 교무실에서 특정 신체 부위에 손을 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건이 불거지자 A씨는 지난 5일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A씨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피해 여학생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조만간 A씨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학년 구분 없이 A씨가 장기간 학생들을 상대로 범행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학교는 이 사실을 몰랐다.
학부모나 학생이 직접 학교 측에 알리거나 상담을 통해 털어놓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 학교에는 학생들이 고충을 상담할 전문교사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민원을 받은 교육지원청이 학교로 통보하기까지 이 사실을 몰랐다"며 "사실상 학생들이 학교에 말하지 않는 이상 모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