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집 자식들'만 가는 학비 1천만원 사립초교 실상은?

입력 2017-06-19 16:16


유명 사립초등학교 중 하나인 숭의초등학교가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대기업 총수 손자와 연예인 아들을 봐줬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비싼 학비 탓에 이른바 '있는 집 자식들'이 사립초를 중심으로 어릴 때부터 '그들만의 세상'을 만든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그렇다면 전국의 사립초등학교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자료를 받아 분석해보니 전국 사립초 가운데 9곳의 1년 학비가 1천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학비가 비싼 곳은 서울 강북구 영훈초로 1천157만원에 달했고, 우촌초(1천110만원), 경복초(1천107만원), 한양초(1천99만원), 계성초(1천34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학비 상위 5개 사립초는 모두 서울에 있다.

충북 청주 대성초(1천28만원), 부산 동래초(1천24만원), 서울 홍익대부속초(1천19만원), 인천 인성초(1천13만원) 연간 학비가 1천만원을 넘었다.

학비가 가장 비싼 영훈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이 다녔던 곳이다.

이 부회장의 아들은 영훈초와 같은 재단인 영훈국제중에 '사회적 배려자 전형'으로 합격한 사실이 2013년 알려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2012년에는 한 사립초등학교 교실에 김모(당시 18세)군이 침입해 학생 30여명에게 야전삽과 모형 권총을 휘둘러 9명에게 상처를 입힌 일도 있었다.

김군은 "원래 국회로 가려고 했다가 경비가 삼엄할 것 같아 잘 사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알고 있던 초등학교로 갔다"고 진술했다.

영훈초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저학년 영어교육에 제한을 두는 교육부 고시와 서울시교육청 등의 처분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헌법재판소는 문제가 된 교육부 고시 등이 합헌이라며 "사립학교의 자율적 교육과정 편성도 국가수준 교육과정 내에서 허용되고 이를 넘어서면 교육의 기회 불평등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번에 문제가 된 숭의초는 유명인 자녀가 많이 다니는 사립학교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11년 숭의초에 다니는 자녀의 가을 운동회에 참석한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다.

2015년에는 유명 배우 부부, 개그맨,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 방송인이 나란히 자녀를 입학시켜 화제가 됐다. 이번 학교폭력 사태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배우 윤손하씨 아들도 당시 숭의초에 입학했다.

숭의초는 학생을 추첨으로 뽑고, 서울에 거주하지 않아도 지원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