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는 미사리와 팔당을 거쳐 남한강변을 따라 퇴촌에서 양평을 넘어가는 길목에는 남도 음식 전문점 이시돌 한정식집이 있다. 이 경기도 광주 퇴촌 맛집은 지리산 자락 구례와 동학사 들머리에서 남도 반가 상차림으로 구례의 100여년된 고택에서 전통을 이어왔다. 이에 재벌 회장들은 물론, 문화 예술계를 비롯해 육해공군 고위 장성과 언론인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룡산 초입 시절 이시돌에서 식사를 한 철학자 도올 김용옥 선생은 본인의 저서의 여백에 '난을 친 다음 계룡의 정기가 길러낸 산채를 군자의 정성이 향기나게 만들다'라는 칠언절구 한시로 극찬하했으며, 모검 사장은 "어떤 권력도 이시돌의 음식 권력은 넘지 못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예약한 상차림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요구하는 계룡대 고위장군들의 보좌진들에게 내 집 음식은 내가 차린다며 상차림을 거부했던 일화가 있기도 했다.
경기도 양평 맛집 이시돌 한정식 관계자는 "명사들의 입맛을 제대로 잡고 있는 비결은 다름아닌 부인 이경순 여사의 음식에 대한 각별한 정성에 있다. 음식의 맛은 신선한 식재료는 기본이거니와 상차림의 격식과 맛의 깊이에도 나름의 철학을 지키고자 하는 고집스러움과 정성이 전통을 이어가는 명가를 만든다"고 전했다.
이어 "남도 음식하면 오천만 국민 대다수가 맛있다는 한결같은 대답의 이면에는 남도 지방의 음식에 대한 지극정성과 남도 사람만이 가지는 천부적인 맛을 손 끝에 담아낼 수 있는 유전적 자산이다. 내 몸이 원하는 음식은 무조건 맛있어야 한다는 지론으로 꾸밈없는 상차림을 고수한다."며, "이시돌의 상차림은 화려하지 않다. 소박하지만 정갈함에 언제부터인가 나이 맛을 그리워했던 이들로부터 이 맛이야 라며 만족해한다."고 밝혔다.
남도 반가상 차림은 보리굴비와 간장게장, 불고기 홍탁과 오리 훈제 더덕 철판구이 연잎밥 등 제철 계절 나물 등과 함께 차려진다. 보리굴비는 영광 법성포에서 직송하며, 지리산 야생 녹차잎으로 꾸들꾸들하게 쪄낸 굴비는 얼음이 동동 떠 있는 녹차물에 말아 수저에 한 점씩 곁들여 먹는 메뉴이다.
남도음식 연구가인 부인 이경순 여사는 음식 준비는 직접 조리하며 화학 조미료는 쓰지 않으면서 주재료 본연의 깊이를 살리기 위해 마늘 생강처럼 자극적인 양념은 피한다. 소금은 쓴맛과 짠맛이 정화된 토판염으로 간을 맞춘다. 식사 후 정원옆을 흐르는 개울가에 꾸며놓은 느티나무 아래 노천 카페에서 준비된 차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야간에는 십만여개의 조명을 설치해 뛰어난 야경을 자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