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아들, 알카에다 재건 이끄나...파키스탄 은신 추정

입력 2017-05-31 14:54


9.11 테러를 기획한 알카에다 지도자로, 2011년 파키스탄에서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된 오사마 빈라덴의 아들 함자가 알카에다 조직 재건의 선봉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함자는 영국 맨체스터 자폭테러가 발생하기 열흘 전 CNN에 공개된 선전 영상에서 유대인과 서방, 러시아인들을 공격하라고 독려하며 존재를 다시 알렸다.

20대 중후반으로 추정되는 함자는 20명의 빈라덴 자녀 가운데 15번째로, 아들 4명 중에서는 막내로 알려져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0일(현지시간) IS와 알카에다의 주도권 다툼 속에 함자가 '강력한 무기'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알카에다는 최근 수년간 IS의 기세에 밀려 존재감이 퇴색했지만, '알카에다의 황태자'로 불리는 함자를 내세워 조직 재건을 시도하는 것으로 서방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 안보연구소장이며 저명한 테러리즘 전문가인 브루스 호프먼은 최근 워싱턴포스트에 "알카에다의 입장에서는 지금이야말로 함자가 성년이 돼 지휘권을 쥐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함자가 그런 역할을 맡을 경험과 능력이 있는지 의심하는 시선도 없지 않다.

최근 발간된 빈라덴 일가와 알카에다에 관한 책의 공저자인 애드리언 레비는 함자에 대해, "더 경험 많고 유능한 자들이 이끄는 군사·전략세력의 대리인에 불과한 명목상 지도자"라고 평했다.

IS와 알카에다는 모두 빈라덴의 전략적 사고와 유산의 진정한 계승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함자는 1991년부터 2002년까지 당시 빈라덴의 거점이던 수단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성장했으며, 10대 때부터 알카에다 선전 영상에 종종 등장하면서 외부에도 꽤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그가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는 증거는 없으며, 빈라덴 사망 이전에 승계 문제에 관해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빈라덴 사망 후 알카에다의 공식 지도자는 이집트 출신 소아과 의사 아이만 알자와히리(65)이지만, 그는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함자의 정확한 소재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파키스탄 서부 국경지대에 은신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혼해서 세명의 자녀를 두고 있고, 모두 이란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