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생이 모자반 '충격과 공포'...해수욕장 가야 하나?

입력 2017-05-25 17:28
괭생이모자반 제주∼서해남부 해역에 넓게 분포

대량 유입가능성 있어 양식장, 항만 및 선박 운항 주의 당부



괭생이 모자반이 피서철을 앞두고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조짐이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원장 강준석)이 제주 및 서해 남부해역에 괭생이모자반이 집중 분포하고 있어, 수산 및 해양환경 피해 예방에 각별히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기 때문.

‘괭생이 모자반’은 덩어리 형태로 해안으로 밀려와 쌓일 경우 경관을 해치고 썩으면서 내는 악취 때문에 관광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 피서철을 앞둔 해수욕장의 입장에선 ‘반갑지 않은’ 손님인 격. 실제로 괭생이 모자반이 해안에 쌓이게 되면 악취로 인해 파리떼들이 들끓어 민원이 속출할 정도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재, 시험조사선과 드론을 이용한 현장조사에서 동중국해 북부해역 및 제주 서남부 해역에서 괭생이모자반 덩어리(2~5m)가 밀집돼 수m~수㎞의 띠로 이루고 있음을 관측했다.

특히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서쪽 20㎞에서 발견된 가장 큰 띠(6㎞×10~20m)는 1주일간 주변에서 머물다가 서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을 표류부이를 통해 확인했다.

지난 4월 중순과 5월 초순에 전망한 바와 같이 최근 수일 동안 지속된 서풍과 남서풍의 영향으로 제주도 북서부∼서해 남부 연안으로 접근할 것으로 추정된다.

먼바다에 넓게 분포하고 있는 ‘괭생이 모자반’을 파악하기 위한 고해상도(30×30m 공간분해능) 위성(미국 Landsat-8호)의 분석에서 제주 서부와 제주 북부 추자도 주변 해역에서 괭생이모자반 띠를 확인했다.

‘괭생이 모자반’은 암반에 떨어져 분리되어도 가지에 수많은 공기주머니(기낭)가 있어 해파리처럼 바람과 해류를 따라 표층에서 먼거리를 이동하면서 성장이 가능하다. 이동하면서 성장하는 ‘괭생이 모자반’의 분포규모는 위성의 해상도가 낮을 경우 실제 관측분포 규모보다 많게 관측되기 때문에 반드시 선박과 항공 등의 현장 관측을 병행해야 한다.

한편 괭생이 모자반 종합대책 모니터링 체계에 따라 5월 18일~21일 간 수행된 서해어업관리단·해양경비안전본부 등의 예찰에서도 제주 및 서해남부해역에서 괭생이 모자반 띠가 관측됐다.

서해어업관리단은 전남 신안군 가거초 서쪽해역에서, 중앙해양경비안전본부에서는 서해 남부해역에서 괭생이모자반 띠를 관측했다. 제주해양안전본부 항공단에서는 제주 애월 북동 2마일 해상(남북 방향으로 폭50m×길이200m) 등 제주 서쪽해역에서 괭생이 모자반 띠를 관측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괭생이모자반의 유입경로 조사를 위해 선박에 의한 해양조사와 지구탐사위성, 무인기(드론) 등 가능한 수단을 모두 이용해 조기예보 체계를 운영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서영상 기후변화연구과장은 “제주 주변해역과 서해남부에서 발견된 대량의 괭생이모자반 띠가 바람과 해류의 영향을 받아 서해와 남해 연안으로 계속 유입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어촌계, 항만 및 선박운항 등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괭생이 모자반 사진제공 = 국립수산과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