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시선 <로마의 잠 못 드는 밤>

입력 2017-05-24 12:57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로마의 잠 못 드는 밤' 입니다.

중동에 이어서 유럽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로마에 갔죠. G7정상 회담을 위해서인데요, 첫 순방길에 오른 트럼프는 워싱턴에서 보다 훨씬 밝아 보였습니다. 특히 사우디에서는 막대한 투자약속을 받아내고 무기 수출도 큰 건을 해냈죠.

사우디 전통 칼춤을 추며 흥겨워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의 골치 아픈 일들을 잊으려는 안쓰러움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역시 비즈니스맨인가 봅니다. 거래를 하고 싶어하고 그 거래를 통해 이익을 취하려는 습성이 몸에 밴 장사꾼 특유의 모습이 나오죠. 그래서인가요 그는 언론이나 정치인들을 만날 때 보다 외국의 정상들을 만날 때 그의 능력이 발휘되고 또 그 자신도 행복해 보입니다.

그러나 로마의 밤은 어쩌면 그에게 불면의 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FBI코미 국장의 메모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특검의 수사를 받게 되어있는 데, 여기에다 미국 정보기관의 수장들에게 작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한 증거가 없다고 해달라는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미국에는 우리가 아는 CIA외에도 국가안전보장국 NSA, 연방 수사국 FBI등 총 15개의 정보기관이 있습니다. 여기를 총괄하는 곳이 국가정보국이고 이곳의 다니엘 코츠 국장과 마이클 로저스 NSA국장에게 이런 요구를 했는데, 이 사람들 당연히 이런 요구 부적절하다고 해서 거부를 했는데 로저스 국장의 경우는 이거 그대로 놔둬서는 안 된다고 보고 다른 간부를 통해 메모로 남겼다는 겁니다.

여기에 지난 대선 기간 중 CIA국장을 했던 존 브래넌은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캠프 관계자와 접촉했다는 정보를 인지했다고 증언을 했습니다.

아마도 코미 FBI국장은 물론이고 이들 역시 뮬러 특별검사에게 가서 사실 관계를 증언해야 할 것입니다. FBI와 CIA를 비롯한 정보기관들이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불리한 증언을 한다면 트럼프의 탄핵은 법률적으로 더 가능성이 커질뿐더러 정치적으로도 트럼프의 통치 능력에 대한 국민적인 회의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로마에 있는 트럼프는 아마 워싱턴으로 돌아가기 싫을 것입니다. 본인을 둘러싼 논란을 모두 잊어버리고 유럽의 정상들과 그만의 장사를 하고 싶을 것입니다. 혹시 로마를 가보셨습니까? 아마 지금 이 계절의 로마가 일년 중에 가장 아름다운 날씨일 겁니다. 겨울은 춥고 여름은 너무 덥죠.

부부간에도 이상 전선이 보입니다. 이스라엘 공항에 도착했을 때 트럼프가 손을 내밀자 매몰차게 손을 쳐버리는 멜라니아의 모습이 잡히기도 했죠. 추측하건데 편치 않은 트럼프의 심사가 아마도 부부관계에도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트럼프가 워싱턴으로 돌아가면 아마 우리의 관심은 그의 탄핵으로 다시금 모아질 겁니다. 금융시장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부정적입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과연 그의 탄핵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세계 경제의 회복과 증시의 상승을 막을 수 있을까요?

현직 미국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메가톤 급 악재가 장을 붕괴시킬까요?

불확실성의 증대라는 측면에서 장에는 당연히 악재이고 걱정해야 할 대목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트럼프 자체가 불확실성이라 그의 위상이 흔들린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거고 또 한편으로는 불확실성의 감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혹 탄핵 국면에서 바닥을 다지고 랠리를 시작한 우리 증시의 재판이 되지는 않을까요? 미국은 탄핵이라는 게 어렵기도 하지만 또 탄핵이라는 상황을 대비한 정교한 정치 시스템도 준비된 나라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래저래 트럼프는 로마의 잠 못 드는 밤을 보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가 워싱턴으로 돌아가면 어떤 일들이 또 어떤 시장 상황이 벌어질지 한번 지켜보시죠.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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