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시장 화재, 국민안전처 이번엔 빠르게 알렸다

입력 2017-05-23 17:21
'해체 직면' 안전처, 경동시장 인근 화재에 발빠른 재난문자



경동시장 화재에 국민안전처가 이번엔 빠르게 대응했다.

국민안전처는 23일 오전 7시55분께 '경동시장 내 화재가 발생했으니 인근 상가주민은 안전에 유의하고 주변도로 이용차량은 우회하라'는 안내 문자를 보냈다.

‘경동시장 화재’와 ‘국민안전처’는 이 때문에 국민적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7시33분께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 인근 유사시장의 한 채소 가게에서 발생, 인근 가게 9곳을 태우고 진화됐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행히 화재는 크게 번지지 않았지만, 연기가 많이 났고 출근 시간 교통 상황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긴급재난문자를 보냈다고 안전처는 설명했다.

국민안전처는 그간 긴급재난문자 발송 여부를 두고 여러 차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때에는 9분이 지난 뒤에야 재난문자를 발송해 대응이 늦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달 초 강원도 강릉·삼척 등에 큰 산불이 발생했을 때도 해당 지역 일대에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지 않은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소관 업무 중에서 국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긴급재난문자를 두고 잡음이 이어진 것은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로서 안전처의 이미지를 악화시키고 '해체론'을 키우는 빌미가 됐다.

결국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준비하는 정부조직개편에서 안전처는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정부 내부에서는 안전처 내부에 편입됐던 해경청과 소방방재청을 독립시키고, 안전정책 등 나머지 업무는 행정자치부와 다시 통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날을 예견하기 어려운 뒤숭숭한 상황에서 이날은 발 빠르게 재난 발생을 알렸으나, 부처의 운명과 별도로 긴급재난문자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현장 상황을 가장 먼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기관에서 직접 문자를 발송하게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상시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동시장 화재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