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스포츠용품 메이커인 독일 아디다스는 2015년 말 독일 안스바흐에 로봇을 이용해 운동화를 생산하는 '스피드 팩토리'를 완공해 올해 중반부터 정식 가동한다.
노동집약형 산업의 대표격인 신발생산 거점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옮기는 실험이다.
이는 로봇과 3D 프린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생산공장인 '스마트 공장' 도입으로 대량·자동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실현됐다.
20일 IBK 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아디다스 뿐 아니라 포드 등 자동차 업체도 스마트 공장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아디다스는 그동안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중국, 베트남 등에 공장을 지어 운영해왔다.
그러나 스마트 공장에서 필요한 노동자 수가 많이 줄어들면서 임금 수준이 생산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자 내수와 인접국 시장이 큰 독일에 스마트 공장을 설립했다.
스마트 공장 시대에는 임금 수준보다는 시장 인접성이나 사업 환경의 자유로움 등이 공장입지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으로 부각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지난 30년간 신발생산 거점을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의 인건비가 싼 국가들로 옮겼다"면서 "그러나 이제 로봇생산으로 인건비가 높은 독일에서도 소수의 인원으로 24시간 생산이 가능해져 아시아 지역 생산의 이점이 작아졌다"고 설명했다.
아디다스는 독일 스마트 공장에서 연간 50만 켤레의 운동화를 생산하는 데 더해 미국에도 스마트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전력사업과 메디컬 영상, 임상진단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기업인 독일 지멘스도 독일 암베르크에 스마트 공장을 건설했다.
이 공장에서는 사물인터넷(IoT)과 센서 기술을 결합한 생산 기계에서 나오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체 공정의 75%를 로봇이 자율적으로 통제해 인건비를 크게 줄였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도 스마트 공장 도입에 뛰어들고 있다.
포드도 멕시코 공장 건설 계획을 철회하고 본사가 있는 미국 미시간주에 스마트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는 인건비와 땅값이 비싼 실리콘밸리에서 스마트 공장을 운영 중인 전기차업체 테슬라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 공장 도입으로 미국 내 제조 비용이 멕시코 공장과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와 가까운 자국에 생산시설을 건설하면 물류비도 줄이고 품질관리에도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 공장 도입은 개발도상국에 중대한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최근 보고서에서 "스마트 공장 도입으로 개발도상국에서는 앞으로 일자리의 3분의 2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