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진' 윤석열 검사…"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발언 회자

입력 2017-05-19 20:36
수정 2017-05-19 20:37
'국정원 댓글' 수사로 좌천된 윤석열 검사, '검찰의 꽃'으로 컴백

文대통령 '기수 파괴 인사'로 서울중앙지검장 전격 임명



'강해진' 윤석열 검사의 과거 발언이 화제다.

지난해 12월 막 임명된 박영수 특별검사가 '영입 1호'로 윤석열(57·사법연수원 23기) 당시 대전고검 검사를 지목했을 때, 그는 자신의 심정을 "그냥 물병 하나, 건빵 한 봉지 들고 사막에 가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그랬던 그가 19일 '검찰의 꽃' 서울중앙지검장에 전격 승진·발탁된 것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검찰 내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윤 신임 지검장 스스로도 이날 기자들과 마주친 자리에서 "갑자기 이렇게 좀 너무 벅찬 직책을 맡게 돼 깊이 고민을 좀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대 79학번인 윤 검사장은 4학년 때 사법시험 1차에 합격한 뒤 9년간 2차에서 연거푸 낙방했다. 학내 5·18 광주민주화 운동 모의재판에서 검사 역할을 맡아 당시 전두환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가, 강원도로 한 동안 피신하기도 했다. 1991년 뒤늦게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4년 34세로 검찰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현재 주요 직책에 있는 동기들과 많게는 9살 차이가 난다.

한때 1년간 대형 로펌 변호사로 잠시 '외도'도 했지만 윤 지검장은 지난 20여 년 동안 검찰을 대표하는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탁월한 수사력과 추진력으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중수 1·2과장을 거쳐 2012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까지 역임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씨 비호 의혹, LIG그룹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의혹 등이 모두 그의 손을 거친 사건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오른팔' 안희정 현 충남지사와 '후원자' 고 강금원 회장을 구속하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시련을 안겨준 것은 박근혜 정권 초기이던 2013년 수원지검 여주지청장 시절 맡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이었다. 특별수사팀장으로 임명된 그는 정권의 눈치를 보는 윗선의 반대에도 용의 선상에 오른 국정원 직원을 체포하는 등 소신 있는 수사를 하다가 결국 지방으로 좌천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해 10월 국정감사에 나온 윤 지검장은 수사 강도를 낮추기 위한 검사장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성 주장을 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그가 남긴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그의 대쪽같은 면모를 상징하는 한 마디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