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흉물 된 성남시 육교

입력 2017-05-19 18:48
<앵커>

경기도 성남시가 육교 이용을 장려하겠다며 주민 대다수가 이용하고 있는 횡단보도를 없애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시대착오적 행정의 전형이라는 지적입니다.

이지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성남시와 LH는 수십억 원의 예산을 쏟아 부어 판교 신도시 곳곳에 육교를 설치했습니다.

보행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다는 게 설치 목적이었지만 결국 도시 미관만 해치는 흉물로 전락했습니다.

<기자 스탠딩>

"이곳은 판교역 인근에 설치된 나드리육교입니다. 인근에 아파트와 공원이 조성돼 주민 이동이 잦은 편이지만 이 육교를 이용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육교가 다 지어진지 오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육교 바로 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이용합니다.

<인터뷰> 강상근 / 분당구 판교동

"일단은 (횡단보도가) 편하니까. 아무래도 좀 연세 드신 분들은 불편하겠죠. 올라가고 내려가고, 특히 겨울에는 더."

<인터뷰> 김가영 / 분당구 판교동

"아무래도 이게 훨씬 더 편하죠, 육교보다는. 특히 유모차 끌고 다니거나 이런 사람들은 육교보다는 횡단보도가 편하죠."

상황이 이런데도 성남시는 육교를 이용하라며 횡단보도 철거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노인이나 장애인 등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고 횡단보도 철거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에도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판교역과 인접한 횡단보도 주변에 자리를 잡고 있는 상인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횡단보도가 없어질 경우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길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판교역 인근 상가 관계자

"이 육교가 생김으로써 결국은 횡단보도가 없어지다 보니까 사람들이 다니는 것 자체가 불편하고 번거롭고, 결국은 상권이 죽고 있는 겁니다."

성남시와 LH가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육교 설치를 강행한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지금이라도 속 시원히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