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제약사, 영업익 1천억 클럽 도전

입력 2017-05-16 13:26
<앵커>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올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자연스레 관심은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천억원에 도전하는 제약사에 쏠리고 있습니다.

취재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산업부 박승원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제약사의 매출 1조원 달성은 일부 나왔지만, 영업이익 1천억원 달성은 아직 못 들어본 것 같아요. 그 만큼 의미가 커 보이는데 어떤가요?

<기자>

네. 다른 업종보다 유독 연구·개발(R&D)이 강조되는 업종이 바로 제약업종입니다.

그만큼 투자에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매출 1조원 달성은 회사가 '규모의 경제'로 진입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가집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지는 게 바로 영업이익 1천억원 달성인데요.

제약업종은 산업의 특성상 약가 인하 등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이란 큰 틀 안에서 운용되기에 제한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쉽게 말해 약을 팔아서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긴데요.

수익성을 내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영업이익 1천억원 달성은 매출 1조원 달성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와 증권가의 시각입니다.

관련해서 전문가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전화인터뷰> 이태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1조원 매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1조원 매출 돌파의 엄청난 의미에 대해서. 그것 뿐 아니라 영업이익 1천억원이라면 수익성 측면에서도 1조원 매출 돌파와 견줄만한 수익성이 나올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앵커>

그럼 이제 후보군에 대해 알아보죠. 올해 영업이익 1천억 클럽에 도전하는 후보 중 하나로 유한양행이 유력하다구요?

<기자>

네. 유한양행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 1천억 클럽 진입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현재 증권가에선 올해 유한양행의 예상 영업이익을 최대 1,300억원까지 내다보고 있습니다.

완제의약품을 만들 때 사용되는 원재료인 원료의약품의 수출이 영업이익 확대를 견인할 것이란 분석인데요.

일반적으로 원료의약품은 제약사의 수익 중 마진이 높은 분야 중 하나로, 유한양행은 현재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과 화이자에 원료의약품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유한양행이 원료를 납품하는 C형 간염치료제 '하보니'는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서, '앱클루사'는 유럽에서 매출 비중이 높습니다.

무엇보다 올해는 화성 2공장 신축 등 생산시설이 늘린 덕에 원료의약품의 이익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진단입니다.

여기에 고혈압과 고지혈증 치료를 위해 자체 개발한 복합제 개량신약 듀오웰과 로수바미브의 폭발적인 성장도 영업이익 개선에 주된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개량신약의 경우 복제약보다 건강보험 적용에서 최대 40%이상 높은 가격을 적용하기에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습니다.

<앵커>

유한양행 외에 영업이익 1천억 클럽에 도전하는 후보 기업은 또 어딘가요?

<기자>

녹십자와 한미약품도 영업이익 1천억 클럽에 도전하는 후보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우선 녹십자는 사람의 혈액을 원료로 만드는 치료제인 혈액제재와 백신 부문의 해외사업 확대가 영업이익 증가를 이끌 것이란 분석인데요.

이 가운데 세계보건기구, WHO 산하 범미보건기구로부터 수주한 3,700만달러, 우리돈 약 420억원 규모의 백신 실적이 올해 2분기부터 반영됩니다.

아울러 올해 안에 혈액제제 가운데 주력 품목인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의 미국 시판 허가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미약품의 경우엔 신약개발에 대한 호재가 영업이익 증가를 견인할 것이란 진단입니다.

지난 10일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가 한미약품에서 기술이전을 받은 당뇨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을 하반기에 시작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비만치료 후보물질(HM12525A)에 대한 얀센의 글로벌 임상 1상에 대한 성과 역시 하반기부터 가시화되면서 기술이전 수수료가 유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지난해 고전했던 중국법인인 북경한미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점쳐지는 점도 영업이익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증권가에선 녹십자와 한미약품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을 각각 최대 866억원, 936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해외시장 진출과 수출 호조를 비롯해 신약개발에 대한 성과에 따라 영업이익 1천억 클럽 가입도 가능하다는 진단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국내 토종 제약회사의 영업익 1천억 클럽 도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박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