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걱정이 일상화되고 있는 가운데 빈부에 따른 '호흡기 건강 격차'가 현실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9일 현재 포털사이트 등에서 '미세먼지 마스크'를 검색하면, 수십 원 부터 수만 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마스크를 고를 수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검증된 'KF80', 'KF94' 등 인증 제품의 경우 최소 2천 원 안팎은 줘야 살 수 있다. 가족 전체가 아닌 개인으로만 따져도, 하루 한 개씩 사용한다면 한 달 6만 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수 천 원짜리 마스크가 일회용이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상당수 소비자가 아까운 마음에 이틀, 사흘 정도 더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경제적 부담 탓에 제대로 미세먼지를 거를 수 없는 일반 마스크를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
온라인쇼핑사이트 티몬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비(非) 인증' 마스크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10% 증가했다.
인증마스크 증가율(660%)과 비교하면 훨씬 낮지만, 싼값에 끌려 미세먼지를 막지 못하는 마스크를 사서 쓰는 사람들도 꽤 늘었다는 얘기다.
심지어 일반 마스크 중에서는 1개 가격이 20원에 불과한 제품도 있다.
반면 갤러리아 명품관이 지난 3월 선보인 영국산 마스크 '프레카 플로우'의 가격(교체형 필터 2개 포함)은 무려 18만6천 원에 이른다. 가격은 거의 20만 원 수준이지만, 최근 미세먼지 경보가 잦아지면서 하루 10개 이상 꾸준히 팔리고 있다는 게 갤러리아측의 설명이다.
미국산 '보그 마스크'의 가격도 일반 미세먼지 차단 일회용 마스크의 10배가 넘는 2만9천500원이다. 일회용 마스크와 달리 하루 2시간씩, 최대 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고, 세척을 통해 재사용까지 가능하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최근 하루 평균 300만 원어치 이상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