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삼척 산불, 헬기 사고 등 악재 속에서 "끝 보인다"…진화율 80%

입력 2017-05-08 19:29


지난 6일 발생한 이후 54시간째 이어지는 삼척 산불진화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강원도 등 산림 당국은 산불진화 핵심 장비인 진화헬기가 활동할 수 있는 일몰 전까지 한 방울이라도 더 뿌려서 어떻게든 화세(火勢)를 꺾어놓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오후 6시 기준 삼척 산불진화율은 80%다.

험한 산세와 강풍 탓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진화 중 헬기 비상착륙으로 정비사 1명이 숨지는 등 악재 속에서도 사력을 다하고 있다.

당국은 현재 진화헬기 산림청 11대, 임차 1대, 군 11대 등 헬기 23대를 투입해 진화 중이다.

공무원, 산불진화대, 소방 등 5천 명도 진화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삼척과 태백을 잇는 백두대간 고갯길인 '건의령'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다시 발화하는 등 좀처럼 큰 불길을 잡지 못했으나 차츰 화세가 약해지고 있다.

일몰 후에는 지상 인력 171명을 투입해 야간산불진화와 산불확산 감시태세에 돌입한다.

군인 4천여 명도 인근 지역에서 숙영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사흘째 이어진 삼척 산불진화 과정에서 안타까운 사고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11시 46분께 삼척시 도계읍 고사리 도계농공단지 인근 하천 변에서 산불진화 중이던 산림청 소속 KA-32 카모프 헬기 1대가 비상착륙했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탑승했던 정비사 1명이 숨졌다.

사고 때문에 삼척 일원에 투입된 산불진화헬기 중 같은 기종 12대가 안전 착륙지시로 1시간가량 진화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다시 발화한 강릉 산불진화도 땅속에 묻힌 잔불 탓에 애를 먹고 있다.

강릉 재발화 산불진화율은 오후 6시 기준 75%다.

재발화한 4곳 모두 큰 불길을 잡고 잔불 정리 중이다.

그러나 땅속에 도사리는 잔불이 바람을 타고 되살아나면서 확산과 진화를 거듭해온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현재 강릉 산불 재발화 지역에는 소방과 공무원, 진화대, 군인, 경찰 등 2천100여 명이 투입돼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진화헬기 15대도 쉼 없이 물을 뿌리며 불을 끄고 있다.

야간이 되면 401명을 4개 구역에 분산 배치해 잔불 진화와 산불확산방지에 나선다.

특히 군 당국은 잔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하는 야간에는 기동진화팀을 투입, 열상감시장비(TOD) 4대를 이용한 잔불 제거 작전에 돌입한다.

TOD는 열을 감지해 목표물을 찾아내는 우리 군 소초(GP)의 야간 감시 장비다.

군 당국이 이 감시 장비를 야산 산불진화 현장에 활용하는 것은 어두운 땅속에 남아 있는 잔불을 찾기 위해서다.

한편 전날에 이어 재발화한 강릉 산불 때문에 또 통제됐던 성산면 구산삼거리∼대관령 옛길 13㎞ 구간의 차량통행은 이날 낮 12시 45분을 기해 재개됐다.

현재까지 산불피해 면적은 삼척 100㏊, 강릉 57㏊다.

주택피해는 삼척이 폐가 3곳과 민가 1곳 등 4채, 강릉은 35채의 가옥이 불에 타 이재민 78명이 발생했다.

하지만 피해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재복 강원도 녹색 국장은 "오전에 워낙 바람이 강하게 불어 어려움이 있었으나 오후 들어 바람이 잦아들면서 산불진화에 속도를 냈다"며 "마지막까지 한 방울이라도 더 뿌려서 반드시 불을 끄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