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은 미쳤다" 발언 결국 현실로? 한미FTA·10억달러 휘청

입력 2017-04-28 12:1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끔찍한(horrible)"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거나 종료하길 원한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당시 한미 FTA를 두고 "한국은 미쳤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에 수십억 달러를 벌면서도 무슨 문제가 생기면 우리 군대가 해결해줘야 한다"고 말한 뒤 "한국도 그렇다. 그들은 (미국에서) 수십억 달러를 벌어 간다. 한국은 미쳤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업가 마인드에서 나온 발언으로 여겨졌다. 미국 대선 직전 국내 전문가들도 한미 FTA 재협상이나 폐기는 비현실적이란 진단을 내린 바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FTA라는 것은 단순한 경제협정이 아니라 정치, 외교 등과 민감하게 맞물린 중요 사안"이라며 "발효된 FTA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갑자기 무효화한다는 것은 상대국과 앞으로 아예 보지 말자는 말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또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도 "기존 양허 수준을 넓히는 차원의 FTA 추가협상은 종종 이뤄진다"며 "추가협상도 쌍방이 동의한 상황에서 진행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한·미 FTA를 아예 재협상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미 FTA는 한 나라가 상대국에 협정 해지를 희망한다고 서면으로 통보하면 180일 이후에 종료된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상대국은 180일 이내에 협의를 신청할 수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