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장르물 최진혁의 ‘터널’에 없는 것은?

입력 2017-04-20 08:22


OCN 토일 오리지널 드라마 '터널'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방송 8회 만에 마의 5% 고지를 점령하고 화제의 중심에 섰다.

'터널'의 인기에는 이유가 있다. 대본, 연기, 연출 3박자가 맞아떨어지며 시청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반면 '터널'에는 3가지가 없다. 고구마-발연기-뻔한 사랑놀음이다.

'터널'이 명품 장르물이라 불리는 이유는 '사이다' 같은 전개 때문이다. 다른 드라마들이 하나의 사건을 두고 실타래같이 꼬며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만드는 데 비해 '터널'은 폭풍 같은 전개로 시청자들의 속을 뻥 뚫어 준다. 박광호(최진혁)-김선재(윤현민)-신재이(이유영)의 관계를 8회 만에 모두 설명하며 극적 재미를 끌어냈다.

최진혁의 소속사 지트리크리에이티브 관계자는 "대본을 읽으면서도 '이건 뭘까?'라고 예상하는 순간, 곧바로 해답을 준 후 또 다른 상황을 제시한다"며 "여기에 속도감 있는 연출력이 더해지니 시청자들이 호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터널'에는 '발연기'가 없다. 주연배우 최진혁, 윤현민, 이유영은 각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작품 속에 녹아들었다. 최진혁-윤현민, 최진혁-조희봉이 보여주는 '남남 케미' 역시 돋보인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작품에 숨을 불어넣으니 시청자들의 몰입도 또한 높아진다.

마지막으로 '터널'은 뻔한 사랑놀음을 거부한다. 그 동안 의학드라마는 '의사들이 사랑하는 이야기', 형사물은 '형사들이 사랑하는 이야기'라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터널'은 이런 진부한 설정은 배제하고 오로지 사건에 집중한다. 김선재와 신재이의 미묘한 관계도 사실상 ‘썸’에 가깝다.

사랑 얘기의 공백은 '브로맨스'가 메운다. 처음에는 대립만 하다가 이제는 서로를 믿게 된 박광호와 김선재는 ‘환상의 호흡’으로 범인을 바로 잡아낸다. 형사반장 전성식이 박광호를 "선배님"이라 부르고, 박광호가 한참 연배가 높은 전성식을 "막내야"라고 부르는 장면은 '터널'의 주요 웃음 포인트다.

이처럼 ‘3무 드라마’로 입소문을 탄 덕분에 16일 방송된 ‘터널’은 유료 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5.2%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7화가 기록한 3.9%보다 1.3% 포인트 상승한 수치이자 자체 최고 기록으로, 돌아오는 9부와 10부에서 또 어떤 상승세를 보일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