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불법체류해 온 북한인 296명이 이민당국에 자진 출석해 북한으로 송환될 예정이라고 말레이 현지 이민당국이 18일 밝혔다.
베리타하리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무스타파 알리 말레이시아 이민국 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유예시한 만료일인 18일까지 "단속을 피해 잠적했던 북한 근로자 117명 중 113명이 자수했다"고 밝혔다.
알리 국장은 "나머지 4명도 오늘 중 자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대부분 보르네오 섬 북서부 사라왁주(州)의 대형 건설현장과 탄광 등지에서 일하던 외화벌이 일꾼들이다.
사라왁주는 오랫동안 북한 근로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중국 성장둔화와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한 고용 위축에도 불구하고 사라왁주에선 최근까지 북한 근로자 수백 명이 활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 당국은 김정남 암살 사건 수사를 계기로 사라왁주의 북한 근로자 대다수가 불법체류자란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들이 일제히 잠적하면서 단속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말레이시아 이민국은 지난 11일 잠적한 북한 근로자들에게 1주일 이내에 전원 자수하라고 최후 통첩을 하고, 자수 시 1인당 400링깃(약 10만원)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귀국용 편도 항공편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알리 국장은 "이들 117명과 별개로 방문 비자(social visit pass)로 입국한 뒤 체류기간이 만료됐는데도 사라왁주에 계속 머물러 있었던 (북한인) 183명도 자진 출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자수한 북한인 불법체류자는 모두 296명"이라면서 "고용주들의 협력을 받아 이들을 전원 출국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말레이시아 이민 당국은 유효한 취업허가를 지닌 북한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재를 가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