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풍향계] 대학내일의 브랜디드 콘텐츠가 거부감없는 이유

입력 2017-04-19 15:59
수정 2017-04-21 10:23
대학내일은 대학생과 20대를 타깃으로 한 미디어이자 마케팅회사다.

전국 약 120개 대학교에 <대학내일>이라는 매거진을 배포하고 있으며 20대와 대학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려는 국내외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특히 회사 내의 '20대연구소'에서 20대 관련 통계나 자료 등을 연구함으로써 20대들의 최신 트랜드를 파악해 업무 전반에 반영한다.

매거진이 주매체였던 대학내일은 3년 전 디지털미디어파트가 꾸려졌다.

디지털미디어파트가 만들어지기 이전에도 매거진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오는 방식으로 SNS를 운영하긴 했다.

하지만 디지털 공간에선 기승전결이 잘 갖춰진 매거진의 콘텐츠 뿐만 아니라 휘발성 콘텐츠나 스낵 콘텐츠도 필요하다고 판단한 조치다.

대학내일은 SNS 주사용자 층인 20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콘텐츠를 집중 발행해 약 50만 명의 페이스북 팬을 확보했다.

이 외에도 인스타그램과 네이버포스트, 빙글 등 각각의 디지털 담당자가 채널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파트 구축 때부터 디지털채널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홍승우 파트장을 만나 20대들의 트랜드와 콘텐츠 제작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사진 = 홍승우 대학내일 디지털미디어파트 파트장(우))

◇ "20대가 좋아하는 것에만 집중"



대학내일은 매년 말이면 다음해 20대 트랜드 전망을 발표해오고 있다.

지난해 말 대학내일이 발표한 젊은이들의 2017 트랜드 키워드는 소비를 통해 나만의 만족을 찾는 '겟꿀러[Get+꿀(만족)+-er(~하는 사람)]', 외부에 기대지 않고 나 홀로 선다는 '나로서기', 보통의 정서를 좋아하는 ‘노멀크러시(Normal+Crush)’, 백가지 정보보다 한 줄의 사실에 열광하는 ‘팩트광’, 흔적 없는 소통을 나누는 ‘팬텀세대(Phantom+세대)’ 등이다.

이 가운데 디지털미디어파트가 콘텐츠를 만들 때 특히 주목하는 키워드는 '겟꿀러'와 '나로서기'다.

홍승우 파트장은 "겟꿀러는 나한테 가장 좋은 효율을 낼 수 있는 소비를 찾아다닌다는 요즘 젊은이들의 트랜드를 반영한 단어"라며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젊은이들이 한정된 예산으로 최고의 만족감을 얻는데 도움을 주는 콘텐츠가 대체로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겟꿀러라는 키워드가 가장 잘 반영된 콘텐츠는 지난해 발행한 '대구 서문야시장 이색 먹거리 best12'라는 콘텐츠다.

좋아요 5만개, 댓글 4만개, 공유 3만회를 기록한 이 콘텐츠는 대구 서문 야시장에서 판매되는 왕치즈감자, 삼겹살 김밥, 라면 핫도그, 양꼬치를 비롯해 이연복 쉐프의 새우요리 맨보샤 등 보기에도 좋은 먹거리를 단돈 3천500원~5천원에 사먹을 수 있다는 정보를 담고 있다.

홍 파트장은 "단순히 가격이 싸고 시각적으로 신기한 아이템이기 때문에 주목받은게 아니다"라며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했을 때 대구라는 지역이 실현가능한 여행지일 뿐 아니라 3천원~5천원으로 최고의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친구와 공유하고 싶은 콘텐츠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다이소에서 내일로 배낭여행 준비하기'라는 영상도 가성비 좋은 제품이 가득한 '다이소'와 25세 이하 내국인에게만 제공되는 철도 자유이용패스인 '내일로'가 더해지면서 130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진= 대학내일 페이스북 캡쳐. 겟꿀러 약 3만명이 공유한 <대구 서문야시장 이색 먹거리 best12> 콘텐츠)

'나로서기'라는 트랜드도 20대를 타깃으로 하는 마케터라면 주목할 만한 키워드다.

홍 파트장은 "과거에는 남이 뭘 하는가에 관심이 많아 자기개발서나 남들의 여행기가 잘 팔렸지만 최근 20대들은 남들의 이야기보다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고 자기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요소를 찾아다니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혼밥족, 혼술족이 많아지는 이유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얻는 피로감을 감내하는 것보다 혼자라서 얻는 만족감보다 더 크기 때문으로 ‘나로서기’라는 트랜드가 잘 반영된 결과라는 것.

특히 편의점은 겟꿀러와 나로서기의 트랜드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과거에는 편의점 제품은 ‘싸고 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엔 편의점에서도 혼밥족 혼술족을 위한 싸고 질이 좋은 제품을 내놓으면서 매출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매출은 전년보다 18.1% 늘었다. 대형마트 매출이 1.4% 감소한 것에 비하면 주목할 만한 수치다.

콘텐츠 분야에서도 ‘편의점에서 꼭 사야하는 아이템’이나 ‘편의점 음식을 활용한 레시피’ 등 편의점을 주제로 한 콘텐츠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홍 파트장은 "저희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사건이 있어도 대학생들의 라이프와 밀접하지 않으면 과감히 아이템에서 배제한다"며 "타깃이 명확하다보니 이들의 만족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콘텐츠 발굴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 "브랜디드 콘텐츠보다 대놓고 광고"



대학내일은 10년 넘게 종합 마케팅회사로 국내외 기업과 협력을 진행해 왔다.

매거진이 주매체인 만큼 애드버토리얼(advertorial. 기사형식의 광고) 콘텐츠를 오랜기간 만들어왔고 디지털 채널로 옮겨와서도 대학내일은 젊은이들을 타깃으로한 기업들의 홍보 마케팅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홍 파트장은 “SNS의 붐이 시작되던 2012년에만 해도 스펙을 쌓을 수 있는 대외활동 정보나 채용정보를 특별한 가공없이 던져주기만 해도 대학생들이 반응하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보가 많아지면서 독자들이 다양한 정보를 비슷비슷하게 받아들여 버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독자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홍 파트장은 “SNS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소셜 기자단 정보를, 의미있는 삶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봉사활동 소식을, 취업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채용 소식을 전달하는 식으로 타깃별 콘텐츠를 제작해 유통시키는 전략을 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간이 지날수록 변별력이 없어지자 대학내일은 패러디나 병맛 코드로 콘텐츠를 좀 더 재미있게 만들거나 툰을 활용하는 등 독자들이 좋아하는 콘텐츠 포멧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최근에는 콘텐츠 속에 브랜드를 녹이는 브랜디드 콘텐츠보다 오히려 광고임을 드러내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홍승우 파트장은 "우리가 광고를 콘텐츠 안에 녹이는 수준보다 독자들이 광고임을 발견해내는 수준이 더 높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차라리 광고라고 얘기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며 "그 대신 의미 있거나 꼭 필요한 정보이거나 재미가 있거나 등 독자들로 하여금 반드시 보게 만드는 요소를 꼭 넣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학내일의 브랜디드 콘텐츠는 처음부터 광고임이 드러나지만 정보가 알차거나 또는 콘텐츠 가장 마지막에 광고가 나오기 전까지 광고인지 파악이 안 될 정도로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은 게 특징이다.



(▲사진= 아모레퍼시픽 공모전 브랜디드 콘텐츠. 공모전이나 채용, 교내외 행사 등 사진과 텍스트로 디테일을 표현할 수 없을 때 툰을 주로 활용한다.)

KB카드와 함께 진행한 나라사랑카드 브랜디드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군대 가는 동생에게 누나가 알려줘야 하는 아이템'이라는 콘텐츠를 제작해 실제로 준비해야 하는 다양한 아이템 중 하나로 나라사랑카드를 소개했다.

'여자들에게 없는 것'이라는 공감 콘텐츠의 마지막에는 아모레 퍼시픽의 마케팅 공모전 정보를 넣었고 '중간고사 때는 별게 다 재밌다'라는 콘텐츠 마지막에는 GS칼텍스의 채용공고가, '대학생활 상황별 단짠모음'이라는 콘텐츠 마지막에는 초코바 광고를 드러내놓고 붙이는 방식이다.

콘텐츠가 만들어질 때는 제품이나 기업을 떠올릴만한 컬러를 활용해 템플릿을 만드는 디테일까지 갖췄다.

그 결과 대학내일의 디지털미디어파트는 지난해 약 300개의 기업과 협력해 콘텐츠를 만들었다.

20대들이 가장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잘 알고 있을 뿐더러 일부러 숨기는 광고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광고주들의 반응도 좋다.

홍 파트장은 "디지털 트랜드가 워낙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지금 반응이 좋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현재 활성화되고 있는 채널 외에도 또 다른 채널이 등장하거나 잘 갖춰놓은 채널이 사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늘 트랜드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