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남녀' 故이한빛 PD 사망 대책위 "언어폭력, 괴롭힘 있었다"

입력 2017-04-18 11:49
수정 2017-04-18 12:29


TVN 드라마 '혼술남녀' 종영 후 사망한 고 이한빛 PD를 두고 대책위원회가 사측의 사과를 요구했다.

18일 서울특별시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tvN '혼술남녀' 조연출 고(故)이한빛 PD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대책위는 "고인의 사망에 사측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사측이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 씨는 청년 사회 문제, 비정규직 문제 관심이 많았다. 그런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해서 CJ E&M에 들어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혼술남녀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드라마라고 했지만, 제작환경은 혹독한 정글이었다"며 "장시간 고강도 노동이 이루어지는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곳이었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이 PD는 고통스러운 혼술남녀 현장을 견디기 어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어렵게 일했고 주변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폭언을 당하면서 꿋꿋하게 버텼다. 심지 굳은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반 사전제작형태로 혼술남녀가 촬영되던 중 갑작스럽게 제작 스태프가 교체되며 업무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도 문제삼았다. 이어 "장시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가 일반화 되어 있는 드라마 제작환경의 특성상 이러한 상황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더욱 힘든 상황을 초래하였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앞서 '혼술남녀' 조연출이었던 이 PD는 드라마 종영 다음날인 지난해 10월 26일 자살한 채 발견됐다. 관련해 이 PD의 유족은 "'혼술남녀' 근무 환경이 초고강도였고, 고인은 제작진의 괴롭힘과 폭언 속에 시달리다 못해 자살했다"고 주장해 왔다. (사진=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