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경영 더는 못 참아"…KGP 소액주주 뭉친다

입력 2017-04-14 13:56
산업용지 전문기업 KGP의 소액주주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무리한 타법인 지분 인수, 자본잠식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등 방만경영을 이유로 회사측을 압박하고 나선 겁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주식카페에선 KGP 소액주주들이 주주모임을 개설하는 등 연대 움직임이 한창입니다.



이들 주주들 대부분은 회사의 실적 악화에 대해 현 경영진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경영진이 경영을 잘 못해 관리종목에 들어갔고, 이로 인해 큰 손해를 본 만큼, 경영정상화를 위해 경영진이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깁니다.

실제 KGP는 감사보고서 마감 시한을 넘긴 지난달 29일 뒤늦게 감사보고서를 냈지만,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 의견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차입금 상환을 통해 자본잠식에서 완전히 해소됐다고 밝힌 지 반년도 채 되지 않아 50% 자본잠식 상태가 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지난해 KGP의 연결포괄손익 기준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459억원, 88억원. 2015년 대비 매출액은 4.3% 줄었고, 영업손실은 215.2%나 늘었습니다. 영업손실이 급증하면서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본총계대비 자본금 비율(비지배지분 제외)은 40.3%로 결국, 50% 이상 자본잠식 상태가 됐습니다.

경기침체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고, 연결 자회사의 감사 후 재무제표 반영과 현금창출단위(CGU) 테스트에 의한 유형자산 손상차손인식이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입니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재무상태가 악화되면서 주가 역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2,200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400원 초반에 머물고 있습니다. 불과 일 년도 안 돼 1/5 수준으로 쪼그라든 겁니다.

KGP가 경영 참가를 목적으로 컨소시엄 등과 인수에 나선 아이엠텍 역시 상황이 안 좋긴 마찬가집니다.

앞서 아이엠텍은 지난달 24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승구 KGP 부회장이 아이엠텍의 신규 대표이사를 선임했습니다. 당시엔 순조롭게 경영권과 보유지분 인수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주주총회가 끝나고 한 달도 안 돼 최대주주인 코리아컨소시엄이 차입금 상환을 위해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을 통해 지분 150만주를 매각했습니다.

2대 주주인 트로이베카 투자조합 역시 아이엠텍 지분을 모두 팔아치우는 등 아이엠텍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투자자들은 이미 취득한 주식의 70% 가량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수자 측에서 잇달아 지분을 처분하면서 아이엠텍 주가도 급락했습니다. 지난달 말 8,200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4,300원대로 거의 반 토막 난 상태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KGP 소액주주는 온라인 주주모임을 통해 소액주주 대표를 선임한 뒤 주주권을 위임해 회사를 압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다수의 소액주주들 역시 동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KGP의 한 소액주주는 "지난 2016년 11월 주주배정 증자를 하고 나서 얼마 되지도 않아 올해 자본잠식이란 방만한 경영을 보여줬다"며 "책임경영이란 본분이 없는 경영자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판단해 주주들이 권리를 행사하기 위한 준비중에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