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험사와 보헙소비자를 연결하는 설계사. 한국 보험산업 성장의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던 설계사의 위상이 환경변화로 예전과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설계사의 권익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오히려 설계사의 처우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험업계의 허리 역할을 해왔던 설계사의 위상추락이 어느 정도인지 먼저 이근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올 1월 생명보험협회에 등록된 전속설계사 수는 11만2천명. 통계가 집계된 최근 10년새 가장 적습니다.
해마다 5천명이 넘는 설계사들이 보험사를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설계사 A씨는 상품을 팔았을 때 받는 수수료가 줄고, 실적부담도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보험설계사 A씨
“수당이 20%에서 30% 정도 줄어든 것 같아요. 거의 대부분의 상품 특히 저축성 보험 상품들의 수당이.. 약 1, 2년 전부터인가 회사에서 요구하는 최저업적이 되지 않으면 바로바로 회사에서는 해촉 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보험사들의 잇따른 수익성 악화와 함께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는 설계사에 대한 노동3권 보장 움직임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설계사들은 상품 판매 후 몇 년에 걸쳐 수수료가 지급되는 전속보험사(CA)를 떠나 선지급수수료 비중이 높은 보험대리점(GA)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습니다.
문제는 실적 달성에 급급한 설계사들이 보험 소비자들에게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오세중 보험인권리연대 위원장
“설계사들이 장기적으로 일하는 것이 그것을 통해 고객관리도 하고 고객보호도 할 수 있는 게 그렇게 못하게 됨으로써 흔히 말하는 고아계약이라고 해서 담당설계사가 없는 계약이 엄청나게 많거든요 지금도. 그런 고아계약이 더 증가할 수 있고,.”
설계사들이 실적압박에 시달리면서 보험가입자의 편익보다 수수료 지급이 높은 상품을 추천하려는 성향 역시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인터뷰] 보험설계사 A씨
“다 그렇진 않겠지만 일부 설계사들은 꼭 고객에게 필요하지 않더라도 나에게 수당이 조금 더 유리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겠죠.”
급변하는 업계상황 속에서도 프리랜서인 설계사들이 책임있는 판매와 관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사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고 공정한 수수료 결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