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출마한 배익기 씨, 불 탄 '훈민정음 해례본' 공개

입력 2017-04-11 08:28


4·12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선 무소속 배익기(54) 후보가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사진으로 찍어 공개했다.

2008년 이후 모습을 감춘 훈민정음 상주본은 2015년 3월 배씨의 집에서 불이 났을 당시 일부 탔다.

배씨는 10일 사진 속 훈민정음 상주본은 전체 중간 앞부분에 해당하고 대부분 합쳐 놓은 일체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국회의원 재선거에 뛰어들어 선거를 며칠 앞두고 훈민정음 상주본을 공개한 이유는 자신이 국회의원에 당선해야 훈민정음 상주본을 완전히 공개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재산신고 때 1조원을 등록하려다가 선거관리위원회가 "실물 보유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자 이번에 실물을 공개했다.

배씨는 "상주본을 갖고 있어서 재산신고를 하려 한 것"이라며 "공개해야 한다면 재선거에 출마한 지금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배씨는 훈민정음 상주본을 헌책방에서 훔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살다가 2014년 5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으나, 상주본의 법적 소유권은 정부에 있는 상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난 1월 15일과 2월 15일 배씨에게 훈민정음 상주본 인도요청서를 보냈고, 배씨와 면담하면서 책을 돌려달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선거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배씨와의 협의에 나서겠다"며 "배씨가 책을 돌려주지 않으면, 다음 달에는 소송과 강제집행 등 법적 절차를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