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통합연대' 플랫폼 구축 성공할까..김종인 속내는?

입력 2017-04-05 15:48


김종인이 '킹메이커' 대신 '킹'에 도전한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5일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것.

김종인은 이 때문에 주요 포털 상위권 검색어에 올랐다.

김종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정부로 위기를 돌파하고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면서 전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주요 4개 정당의 대선후보가 모두 결정되자마자 '킹'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본선 레이스에 가세한 모양새다.

김종인 전 대표의 이런 행보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현재의 대선구도를 흔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문 후보의 독주를 막으면서 나머지 주자들을 결집해 판을 새롭게 짜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김종인 전 대표는 그동안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여소야대' 의회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권력분점을 통한 협치를 주도할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와야 산적한 국가 개혁과제를 풀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맥락에서 문 후보를 위시한 친문(친 문재인)은 협치가 아니라 권력을 독점하는 '독자정부'를 고집하고 있어 이런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고 김 전 대표는 보고 있다.

실제 김종인 전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통합·조정자로서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 정당의 추천 없이 출마해 국민의 선택을 받고자 한다"면서 "여러 정파와 인물을 아우르는 최고의 조정자로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드리겠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으로는 문 후보와 틀어진 관계가 김종인 전 대표의 '결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1월 김종인 전 대표는 문 후보의 '삼고초려'로 민주당의 비대위 대표로 '구원등판' 했지만, 문 후보와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특히 총선 승리 이후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심 합의 추대를 기대한 김종인 전 대표와 이에 반대하는 문 후보가 대립하면서 두 사람 관계는 한없이 소원해졌다. 그 뒤 '불안한 동거'를 이어오던 김종인 전 대표는 결국 문 후보와는 같은 당에 있을 수 없다며 비례대표 의원직을 던지고 탈당했다.

김종인 전 대표는 출마선언에서도 문 후보가 '3(쓰리)D 프린터'를 '삼디 프린터'라고 언급한 대목을 지적, "위기에 처한 국가는 아무나 경영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저격하기도 했다.

대선주자로 나선 김종인 전 대표는 우선 통합정부 구성을 목표로 한 '통합연대' 플랫폼을 만들 것으로 관측된다.

소속 정당이 없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등과 뜻을 모은 뒤 '자강론'에 무게를 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 등과의 합류를 견인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김종인 전 대표가 '킹'이 아닌 '킹 메이커'로 역할을 선회, '순교의 길'을 택할 수도 있다.

일단 대선주자로서 나서야 협상의 주도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 대선출마의 계기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종인 전 대표 중심의 세력화가 이뤄지면 전체 대선이 '문재인 대 비문재인'으로 재편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