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권유린 논란을 빚고 있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초청해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집트 정상이 백악관을 방문하는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과거 엘시시 주도의 군부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을 쿠데타로 축출하고 2014년 대통령이 된 이래 그와의 회담을 거부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엘시시 정권 출범 후 이집트에서 자행된 고문과 투옥 등 인권유린 논란에도, 안보협력을 이유로 엘시시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불러들여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해주는 모양을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엘시시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양국간 협력 강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포함한 테러단체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엘시시 대통령의 매우 강력한 편이라는데 어떠한 의심도 없음을 모든 이들이 알기를 바란다"며 "그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멋진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집트와 이집트 국민의 강력한 편"이라고 한 뒤 엘시시 대통령을 가리켜 "당신은 미국과 나의 위대한 친구이자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IS와 맞서 싸우는데 우선순위를 두면서 군사력을 획기적으로 증강하고 있다"며 "두 지도자가 그 지역에서 테러를 격퇴하고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방법을 논의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기간이던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찾은 엘시시 대통령을 처음 만난 뒤 서로를 칭찬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정상회담 직전 미-이집트 정상이 인권문제를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미국 방문 기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메티스 국방장관,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과도 회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