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뜨겁다. 공지영이 박근혜 전 대통령 ‘독방 샤워시설’ 논란에 쓴소리를 던졌기 때문.
소설가 공지영(54)은 3일 “박근혜 전 대통령 독방에 샤워시설까지 마련했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받았다”라며 “전직 대통령으로서 범죄를 저지른 건데 전직 대통령 예우 때문에 그런 좋은 시설에 있다는 건 놀라워요. 그게 얼마나 큰 특혜인지는 제가 알거든요”라고 했다.
공지영은 "구치소에 샤워시설에 있다는 건 꿈에도 생각할 수 없다. 감옥이 지금 박근혜씨가 들어가 있는 곳처럼 바뀌어야 한다고 하는 데 맞는 얘기"라고 쓴소리를 했다. 소설집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해냄) 출간을 기념해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다.
작가는 사형수를 면회하는 교정봉사를 하며 수용시설을 10년 넘게 드나들었고 그런 경험을 토대로 장편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쓰기도 했다.
작가는 국정농단 의혹에서 시작해 박 전 대통령 구속으로 이어진 최근 반 년간 흐름에 대해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얘기를 젊은 세대들이 처음으로 실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도 그동안 뉴스를 보느라 책을 거의 읽지 못하다가 박 전 대통령이 구속수감되고 나서야 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작가는 "정치적 격변 속에서도 위안과 치유를 해주는 문학적 기능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아픔을 위로해주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이 책을 내는 데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단편 5편이 실린 이번 소설집은 작가 자신을 형상화한 인물을 포함해 상처를 안고 있는 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상처받은 것들, 약한 것들, 어린 것들에 대한 지지와 연민이 30년간 제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였다"며 "문학의 역할 중 치유의 힘이 크다는 걸 믿고 제 자신이 수혜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저도 오랜만에 소설들을 다시 보면서 제가 이렇게까지 바닥으로 내려갔었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아직도 생의 굴곡진 모퉁이를 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제가 삶의 바닥에서 책을 통해 치유받았다는 것 때문에 그대로 책을 내기로 마음 먹었죠."
작가의 트위터는 팔로워가 100만명을 넘는다. SNS에서 정치·사회적 발언을 서슴없이 해왔고 그 때문에 '필화'에도 자주 시달렸다. 한 달쯤 전부터는 SNS에 글을 쓰지 않고 있다. 작가는 "정치적 의견을 내는 건 시민의 권리이자 작가의 사명"이라면서도 "SNS의 단점은 소송을 당한다는 점, 작가로서가 아니라 쓸데없는 구설수의 주인공으로 언론에 오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이제 나이도 있고 점잖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의 위선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페이스북에 올린 단상들을 작품에 녹아들게 하는데 페이스북을 끊으니 글쓰기 효과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웃었다.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