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실질환인 조현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10대 살인 용의자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최고 ‘징역 20년’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18세 미만 피의자에게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한 ‘소년법’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3일 법원과 경찰에 따르면 형법 250조는 사람을 살해한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게 한다고 규정했다.
보통 성인이 살인 및 사체유기죄로 기소되면 형 감량 사유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징역 15년 이상의 중형이나 심지어 무기징역 이상의 형도 받는다. 여기에 시신을 훼손하거나 유기한 경우 경합범가중 조항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형이 추가된다.
그러나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최근 경찰에 구속된 고교 자퇴생 A(17)양은 범행 당시 미성년자였다. 가정법원 소년부에서 재판을 받는 만 14세 미만의 형사 미성년자는 아니지만, 소년법을 적용받는 이유다.
소년법 59조 '사형 및 무기형의 완화' 조항에 따르면 범죄를 저지를 당시 18세 미만이면 사형이나 무기형 대신 15년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A양은 소년법을 적용받아 징역 15년 형을 받지만, 그의 범죄가 특정강력범죄의처벌에관한특례법에 따른 특정강력범죄여서 재판부는 최대 징역 20년까지 선고할 수 있다.
그러나 A양은 재판 과정에서 정신질환 치료를 받은 사실을 근거로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형을 더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언론보도로 알려진 이후 인터넷 공간에서 피의자의 얼굴, 피의자 부모의 직업이 유포되는 등 누리꾼들의 분노가 크다"면서도 "국민의 법감정과 달리 미성년자이고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점을 근거로 형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한편 A양은 지난달 29일 낮 12시 47분께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인 B(8)양을 꾀어 유인한 뒤 공원 인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목 졸라 살해하고 흉기로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A양은 변호인에게 "(범행 당시) 꿈인 줄 알았는데 현실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