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에 공식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최대 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인수금액 마련을 위해 일본 재무적투자자들과 손을 잡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SK하이닉스는 일본 재무적투자자들과 손을 잡고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시바는 당초 반도체사업 매각 지분을 19.9%로 제한해 입찰에 부쳤다가 흥행에 실패하자 매각 지분을 50% 이상, 최대 100%까지로 확대해 경영권까지 넘겨주겠다고 선언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낸드 플래시 세계 2위 업체인 도시바 경영권을 얻기 위해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원종현 /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
"도시바를 인수했을 때 기술 발전 방향이라든지 마케팅 전략이라든지 SK하이닉스와의 기술적인 시너지를 창출하는 로드맵이라든지 모든 것을 SK하이닉스가 통제할 수 있다라는 것이잖아요."
이를 위해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 4조2천억 원에 차입금 등을 더해 10조 원 이상을 이번 입찰에 투자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나머지를 일본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하는 방식이 유력합니다.
SK하이닉스는 입찰 조건에 비밀유지협정 조항이 포함돼 있어 "도시바 입찰과 관련해 아무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 반도체 사업인수에 나선 것은 주력인 D램에 비해 낸드 플래시 분야의 경쟁력이 낮기 때문입니다.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 낸드 플래시는 빅데이터와 IT기기의 고성능화, 사물인터넷의 확산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포기할 수 없는 시장입니다.
낸드플래시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362억 달러, 우리 돈 40조3,200억 원에서 2020년이면 460억 달러, 우리 돈 51조2,500억 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D램은 세계 2위지만 낸드 플래시는 4위에 그치고 있습니다.
도시바를 인수하면 업계 2위로 발돋움에 1위 업체인 삼성전자를 턱 밑까지 추격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경쟁사가 도시바를 인수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낸드 플래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도시바는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메모리 사업부문 분사를 결의, 오는 6월 쯤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방침.
이번 입찰에는 대만 홍하이 그룹 계열사인 폭스콘과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테크놀러지, 웨스턴디지털 등이 뛰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업체간 낸드플래시 기술력은 큰 차이가 없다며 수조 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도시바 인수가 자칫 '승자의 저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문성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