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관성과 순환' 입니다.
세상 돌아가는 걸 설명하는 몇 가지 법칙 가운데 우리가 항상 공감하는 게 바로 관성과 순환이라는 것입니다. 한번 방향을 잡으면 한 동안 그 방향으로 가게 되죠. 경기가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왜 경기에 관성이 있을까 생각해 보면 경기를 살리고 죽이는 경기의 주체인 사람의 생각이 관성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즉 심리가 경기를 좌우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심리를 다른 말로 하면 여론이고 민심입니다.
만나면 경기 안 좋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지가 벌써 몇 년 째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실입니다. 우리 성장률만 놓고 보면 아마 IMF같은 간헐적인 위기 상황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성장률을 몇 년 째 경신하고 있고 실제로 가계 소득의 증가세는 멈춰 섰습니다. 그런데 저축은 빠르게 늡니다. 소득이 늘지 않는데 저축은 급하게 늘었으니 소비가 살 도리가 없습니다. 그나마 2%대 성장한 것 부동산 경기 때문인 것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 경제의 지표 그것도 물건 만들어 파는 제조업체들의 심리 지표가 좋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오늘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제조업 업황 경기실사 지수가 정월 대비 3%p 올랐습니다. 2015년 4월 이후 23개월 만에 그러니까 2년 만에 가장 높았다는 얘깁니다.
그래 봐야 79니까 아직도 우리 제조업체들 경기 전망 그리 밝은 건 아닙니다만, 사실 앞서 말씀 드린 경기는 매년 안 좋아지고 있나 하는 관성에서 벗어나 좀 회복되려나 하는 기대 즉, 순환의 개념을 갖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사실 심리지수 설문에 긍정과 부정적인 대답이 같으면 100입니다. 79라는 건 부정적인 대답을 한 사람이 그 만큼 많다는 건데 여러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장사하는 분들 중에 요즘 장사 잘되고 있고 앞으로는 더 잘될 것 같다고 하는 분들 많이 보셨습니까? 장사하는 분들 이렇게 주면 밑지고 판다고 하는 걸 믿는 분은 없듯이 원래 사업하는 분들은 걱정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지표는 거의 매번 100미만이기에 그 추세가 더 중요합니다.
제조업의 심리가 살아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수출 증가세 때문입니다. 올해 들어서 매월 두 자리 수로 늘어나고 있는 수출 증가세는 수출 기업뿐 아니라 운송, 건설, 여가에 이르는 비제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고, 수출 대기업에 머물러있던 업황개선에 대한 기대가 내수, 중소기업으로도 전이되고 있습니다. 적어도 심리지표로는 말입니다.
심리가 앞으로도 개선될 것으로 보는 또 하나의 이유는 기대감입니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과 새 정부의 출범, 누가 새 정부를 이끌더라도 지금 보다는 낳을 거라는 기대들이 있습니다. 또 지금 우리 앞에 산적한 많은 경제적인 문제와 현안들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기대는 관성을 끊고 순환을 선택합니다.
최근 들어 장세의 성격이 다소 변화할 조짐이 보인다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수출 대기업 일변도의 장세에서 내수와 중소형주로의 매기의 확산이나 순환을 전망하는 분들의 수가 늘어납니다. 물론 시장의 축은 여전히 IT를 비롯한 수출, 경기관련 대형주 쪽에 있습니다만 큰 흐름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소간의 변화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데일리 기준으로 코스닥이 코스피의 수익률을 상회하는 날들이 조금씩 생기고 있고 멀리 미국시장은 대형주 중심의 S&P가 지난 3개월 동안 4%정도 오르는데 그친 반면 나스닥은 7%가 올랐습니다. 트럼프가 들어서면 전통산업이 좋을 거라는 얘기들을 했습니다만 적어도 3개월 동안만큼은 틀렸습니다.
세상의 흐름도 투자의 세계도 관성에 무게를 두느냐 순환에 무게를 두느냐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은 주식을 투자하기 좋은 시기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관성이 통하는 시기입니다. 시장 내부로 시각을 돌리면 순환의 시각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여줍니다. 수출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새 정부가 효과적이고도 과감한 재정정책을 내 준다면 어쩌면 관성과 순환이 동시에 나타나는 장세가 연출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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